[사설] 야당 배제하고 여당만 만난 윤 대통령, 협치 외면할 건가

국민일보

[사설] 야당 배제하고 여당만 만난 윤 대통령, 협치 외면할 건가

입력 2022-11-28 04:03
사진=김지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를 한남동 관저로 초청해 국정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대통령이 여당 지도부와 소통하며 정국 현안을 논의한 것은 바람직하다. 국민의힘에서는 이준석 전 대표 징계를 전후한 비대위 체제 혼란과 최근 있었던 불협화음이 이 만찬을 계기로 봉합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로 소통하려면 일단 만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새삼 보여준 것이다. 그런 점에서 윤 대통령이 취임 이후 지금까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만나지 않고 있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윤 대통령이 야당 지도부를 시급히 만날 이유와 명분은 충분하다. 윤석열정부는 국회 다수당인 야당의 협조를 받지 못했다. 대선 3개월 뒤 지방선거가 실시되면서 ‘허니문 기간’은 없었다. ‘검수완박’ 입법과 원구성을 둘러싼 여야의 극한 대립은 야당의 대통령 시정연설 보이콧이라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로 이어졌다. 지금도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로 여야 관계는 심각하게 틀어진 상태다.

그러나 여야는 지난 24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와 함께 정책협의회 및 공통공약 입법화 추진단 구성을 합의하는 등 협치를 향한 최소한의 가능성을 열었다. 늦었지만 아세안 및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기간 중 외교 성과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의 회담 결과를 야당에 설명하는 자리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내년도 예산안 처리와 국정조사를 앞두고 여야 소통을 위한 작은 불씨라도 살려야 한다는 현실적 이유를 무시할 수 없다.

윤 대통령은 당선 직후 “의회와 소통하고 야당과 협치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아직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영수회담만 고집하는 야당을 탓하지만 윤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이 대표를 싫어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런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야당 지도부와의 만남은 꼭 필요하다. 형식은 얼마든지 있다. 여야 원내대표만 별도로 만나자고 할 수도 있다. 잔뜩 꼬인 여야 관계를 풀기 위해 지금은 다른 무엇보다 대통령의 역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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