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상민 장관 거취와 국정조사 연계시켜선 안 된다

국민일보

[사설] 이상민 장관 거취와 국정조사 연계시켜선 안 된다

입력 2022-11-29 04:01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10차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에게 답변하고 있다. 이한결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태원 참사 책임을 물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등을 추진할 움직임을 보이자 국민의힘이 참사 국정조사 거부를 시사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앞서 제시했던 파면 시한인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 장관 파면을 재차 촉구하고 “내일(29일)부터 국회에서 단호하게 책임을 묻는 행동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 장관이 물러나지 않을 경우 이번 주 안에 해임건의안이나 탄핵소추안 처리를 밀어붙일 방침이다.

여권은 민주당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정조사 결론도 나기 전에 (경질을) 요구하는 것인데 이러면 국정조사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이 장관 경질을 계속 요구한다면 여야가 어럽게 합의한 국정조사를 보이콧할 수 있음을 시사한 발언인데 우려스럽다. 여권의 국정조사 보이콧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국정조사는 대의기관인 국회가 국정 주요 사안에 대해 조사해 진상을 밝히고 제도적 미비점을 보완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도록 헌법이 보장한 제도다. 국회의 권한이지만 책무이기도 하다. 국민의힘은 이 장관 경질 요구를 ‘정쟁거리를 만드는 무리한 요구’라고 했지만 오히려 국민의힘이 무리한 주장으로 국정조사를 정쟁화하고 무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이 장관 경질이 결코 무리한 요구라고 할 수 없다. 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당만의 요구도 아니다. 이 장관은 재난안전 관리 주무 부처인 행정안전부의 총괄 책임자인데도 참사 당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고 여러 차례 책임 회피성 발언과 태도로 공분을 샀다. 법적 책임과는 별개로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지고 진작 물러났어야 했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이 장관이 사퇴해야 한다는 응답이 절반이 넘는 결과가 나온 것은 민심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윤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경찰 인사권을 사실상 쥐고 있는 이 장관이 자리를 지키며 자신은 참사에 책임이 없다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고 대통령이 힘을 실어주는 듯한 분위기에서 엄정한 수사, 국정조사 대상기관의 협조를 기대할 수 있겠나. 이 장관 경질은 참사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고 성역 없는 철저한 진상 규명 및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정부가 최선을 다하겠다는 최소한의 상징적 조치라고 할 수 있다. 여권은 국정조사와 이 장관 거취 문제를 연계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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