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화물연대 업무개시명령… 무리한 파업 원칙적 대응해야

국민일보

[사설] 화물연대 업무개시명령… 무리한 파업 원칙적 대응해야

입력 2022-11-30 04:01
화물연대 총파업 닷새째인 지난 28일 경기도 안양시의 한 레미콘 업체에 레미콘 차량이 주차돼 있다. 이한형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파업에 참가한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운송사업주와 운수종사자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이 의결됐다. 노조의 쟁의 활동이 노사의 합리적인 대화로 해결되지 않은 채 정부가 개입해 업무를 재개하도록 강제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화물연대 총파업이 산업 전반에 미치는 심각한 악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다. 게다가 지하철과 철도로 이어지는 순차적 파업으로 세를 과시하고, 정권 퇴진을 주장하며 정치적 영향력 확대에 주력하는 민주노총의 투쟁 행태를 생각하면 단호하고 원칙적인 대응은 불가피하다.

이번 업무개시명령은 시멘트 운송 분야에 먼저 적용된다. 시멘트 공급 중단으로 전국 900여개 레미콘 공장 대부분이 멈춰 하루 손실액만 600억원에 이른다. 이는 아파트 등 건설 현장 500여곳이 셧다운되는 연쇄 피해로 이어졌다. 파업에 따른 사용자의 손실은 어쩔 수 없다지만 일용직 건설 노동자 등 사회·경제적 약자에게 피해가 전가되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 파업이 장기화되면 철강·석유제품 유통 및 수출입 기업의 업무 차질도 불가피하다. 국가 경제와 산업 전반에 미칠 타격은 물론이고 직접적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서민의 고통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가 물류 시스템 마비를 이태원 참사와 같은 사회적 재난으로 간주해 단계적 조치를 취하는 이유다. 협상 진행 상황에 따라 업무개시명령을 컨테이너 차량 및 석유제품 운송용 탱크 로리 등으로 확대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 동시에 화물연대와의 협상에 성실하게 임해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파업 사태를 신속히 끝내도록 해야 한다.

지금의 극단적 파업 사태의 책임을 화물연대에만 전적으로 물을 수는 없다. 지난 6월 2조원대 손실을 초래한 파업 사태 이후 정부와 국회가 약속했던 해결책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화물연대가 파업에 돌입하면 사용자도 아닌 정부가 나서 양보안을 내놓는 비정상적 노사관계가 반복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부는 이런 악순환을 끊을 근본적인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 게다가 집단적 힘으로 정치적 요구를 관철시키려는 민주노총에 대한 국민들의 인내심은 이미 한계에 달했다. 윤 대통령이 “제 임기 중 불법과는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은 노동운동으로 기득권을 지키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에 정부가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여론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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