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과 펜으로 허문 발달장애 벽… 순수 열정 화폭 한가득

국민일보

붓과 펜으로 허문 발달장애 벽… 순수 열정 화폭 한가득

제1회 ‘아르브뤼미술상’ 수상작

입력 2022-12-08 04:04
■대상 - 김경두 ‘블러츠플리플릿츠에이츠’(종이에 샤프, 69×49.4㎝, 2018 )

■심사평

국민일보가 주최하는 제1회 ‘아르브뤼미술상’ 공모에 71명의 작가가 응모했습니다. 그중 두 번의 심사를 거쳐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 각 1명과 10명의 장려상 수상자를 가려냈습니다.

대상 수상자인 김경두는 캔버스나 양질의 켄트지 대신 지난 달력의 이면지 위에 붓과 안료가 아닌 0.2㎜ 샤프 펜을 사용해 그립니다. 자를 사용하지 않지만, 선은 구불거리지 않고 절도가 있습니다. 이로 인해 그의 주 소재인 로봇은 아주 섬세하게 묘사된 기하학적 구조의 신체를 갖게 됩니다. 큰 로봇들은 강인해지고 싶은 마음을 표현하고, 작은 로봇들에는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고 하니, 외형은 로봇이되 내용은 그저 사람의 바람이요 고백입니다. 로봇 같은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고 보니, 사람 같은 로봇이 더 마음으로 다가옵니다. 그 때문일까요. 크고 작은 로봇들의 질서정연한 배열에서는 애틋함과 우수의 리듬마저 배어나오는 듯합니다.

■최우수상 - 윤진석 ‘시계는 리듬을 타고!’ (캔버스에 복합재료, 61×73㎝, 2022)

최우수상을 수상한 윤진석의 시계 그림에서는 눈을 떼기가 쉽지 않습니다. 윤진석은 시계 속에 기쁨과 슬픔, 즐거움과 고민이 모두 담겨 있다고 합니다. 친구 같은 존재라고도 합니다. 그래서 부드러운 파스텔 톤을 그토록 익숙하게 입히곤 했을 테지요. 시간이 기억의 낚시꾼이란 사실을 이 젊은이에게서 새삼 배우니 고마울 뿐입니다. 우수상 수상자인 신현채에게 회화는 소중한 것을 초대하는 응접실입니다. 정겨운 사람들만 초대되는 것은 아닙니다. 종종 공룡도 초대되니까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초대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들 모두는 차별 없이, 신현채의 정성스러운 채색을 나누어 갖습니다. 평등하고 평화로운 세상입니다.

■우수상 - 신현채 ‘나의 감정 친구들’(캔버스에 아크릴, 73×60㎝, 2022)

이 세 명 수상자의 회화에서 우연이 아닐 듯한 공통점을 발견합니다. 하나는 사람과 세계에 대한 그리움이 스며 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동일하거나 유사한 형태가 자주 반복된다는 점입니다. 이 반복이 그리움의 깊이가 아닐까 하는 추론이 공연한 것만은 아닐 겁니다.

장려상을 수상한 분들을 포함해 모두 축하드리며, 예술의 더 높은 경지로 나아가시기를 바랍니다.

심사위원장
심상용 서울대학교미술관장

■후원 :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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