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0신데? 요금이 헐!” 택시 야간할증 곳곳서 비명

국민일보

“밤 10신데? 요금이 헐!” 택시 야간할증 곳곳서 비명

이달부터 할증 시간 앞당겨 적용
자영업자들 “손님들도 일찍 귀가”

입력 2022-12-08 00:02
택시요금 심야할증 조정이 시행된 1일 서울 시내에서 운행 중인 택시 모습. 연합뉴스

지난 1일부터 시행된 서울 택시 심야할증 조정으로 택시비가 오르자, 교대 근무자나 자영업자 등 어쩔 수 없이 귀갓길에 택시를 이용해야 하는 심야 이용자들의 불만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 성동구에서 맥주 펍을 운영하는 남궁권(37)씨는 최근 퇴근길에 택시를 탔다가 청구된 금액을 보고 깜짝 놀랐다. 예전 남궁씨의 가게에서 집까지 심야택시를 탔을 때 야간할증이 적용된 택시비는 1만7000원가량이었는데, 이날은 2만원 이상이 나온 것이다. 앞서 서울시는 이번 달부터 종전보다 2시간 앞당긴 오후 10시부터 심야 할증을 적용했다. 20%로 고정돼 있던 할증률도 오후 11시∼오전 2시에는 40%로 인상됐다.

밤 12시는 돼야 영업이 끝나는 가게 특성상 남궁씨는 퇴근할 때 택시를 주로 이용할 수밖에 없다. 영업을 종료하고 가게 정리를 하고 나면 오전 1시는 되기 때문에 대중교통은 사실상 이용할 수 없다. 직원들도 늘어난 택시비가 부담된다며 지원을 요청했다고 한다. 남궁씨는 “원래 직원들에게 급여 외에 심야교통비를 지원하고 있었는데 그 금액을 늘려줄 수 있냐는 (직원들의) 건의가 나온다”고 전했다.

문제는 택시비 부담 때문에 손님들도 서둘러 귀가하다 보니 가게 매출도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남궁씨는 “주류를 판매하는 가게를 15년 이상 운영해왔는데 고객들이 평소보다 서둘러 빠져나가는 게 체감된다”며 “피크타임이 오후 8시부터 새벽 시간인데 벌써부터 손님들 퇴장 시간이 빨라지고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대중교통이 다니지 않는 시간대에 출퇴근해야 하는 교대 근무자들도 부쩍 올라간 택시 할증 요금에 울상을 짓고 있다. 오선영 전국보건의료노조 정책국장은 “간호사들은 저녁 근무의 경우 대체로 오후 10시30분쯤 근무가 끝나는데 인계 시간이 길어지거나 응급 상황이 생기면 보통 밤 12시 넘어서 퇴근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런데 택시비를 지원해주는 곳이 많지는 않아서 늘어난 교통비도 개인이 다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20대 간호사 이모씨도 “교대근무 후 교통비 지원도 나오지 않는데, 택시비 할증료까지 올라 출퇴근 비용 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

대리운전기사들도 비슷한 토로를 했다. 대리운전기사는 늦은 밤에 출근해 대중교통이 끊긴 새벽 시간대에 퇴근해 불가피하게 택시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김주환 전국대리기사노조 교육국장은 “특히 겨울에는 첫차를 기다리기까지 너무 추워서 택시를 자주 이용하는데 택시비가 너무 많이 올라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