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기정 청동 투구·조선 유물… 나눔에 가치를 더하다

국민일보

손기정 청동 투구·조선 유물… 나눔에 가치를 더하다

국립중앙박물관 ‘기증 Ⅰ실’ 공개
구경·휴식 취할 ‘나눔의 서재’ 조성

입력 2023-01-08 20:24
기증실에서 단독 공개되는 복합공간 ‘나눔의 서재’.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손기정 투구’에서 그림과 도자기, 신문기사와 교양서까지.

국립중앙박물관이 기증의 가치를 전파하고 기증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올해까지 2년에 걸쳐 기증실을 대대적으로 개편한다. 1단계로 지난해 중순부터 새롭게 단장한 ‘기증Ⅰ실’을 최근 공개했다.

기증실에서 단독 공개되는 '손기정 투구'.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1단계에서 선보인 기증관에서 핵심 볼거리는 ‘손기정 투구’다. 일제강점기인 1936년 손기정(1912∼2002)이 제11회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하고 메달과 함께 부상으로 받게 되어 있었던 것으로, 당시 손 선수에게 전달되지 못한 채 베를린박물관에 50여년간 보관되어 있었다. 19세기에 발굴된 6세기 고대 그리스 투구는 50년 만인 1986년에야 반환됐고 1994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됐다. 2005년부터 기증문화재실에 여러 기증품과 함께 전시됐으나 이번에 단독 공간에서 집중조명을 받는다. 현재까지 고대 그리스 신전이나 기념비에 새겨진 무인 조각상에서 투구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지만, 실제로 이와 같이 완벽한 원형을 유지한 예는 거의 없다는 점에서 이 투구의 가치가 높아 보물로 지정돼 있다.

관람객이 친근감을 느낄 공간은 ‘나눔의 서재’로 명명된 복합공간이다. 기증품을 구경하면서 휴식도 취하고 아카이브 자료도 볼 수 있도록 했다. 검사 유창종이 기증한 통일신라 ‘짐승얼굴무늬 기와’, 의사 박병래가 기증한 조선 전기 ‘백자 청화 구름 용무늬 항아리’, 기업인 이홍근이 기증한 조선 후기 ‘백자 철화 인물 좌상’ 등이 있다. 또 화가 김환기가 기증한 자신의 유화 작품과 수집가로도 널려 알려진 화가 김종학의 기증품 조선 후기 목각 ‘동자상’ 등 의외의 기증자도 발견할 수 있다. 아카이브 자료에는 기증 관련 신문기사, 다큐 영상, ‘미술시장의 탄생’ 등 교양 도서도 갖춰 수집가의 세계를 자료를 통해 엿볼 수 있다.

영상 공간에서는 기증자들이 문화재를 만나고 사랑하게 된 기억, 문화재 전문가와 관람객들의 기증에 대한 생각을 들어본다. 또 역대 수많은 기증자의 이름과 어록을 실감형 맵핑 영상으로 만나게 된다.

윤성용 관장은 “이번 기증관 개편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추구하는 ‘모두를 위한 박물관’에 한 발 더 다가가기 위해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안내 패널과 음성 안내를 받을 수 있는 QR코드 등 문화취약계층의 접근성 향상을 도모했다”고 밝혔다.

손영옥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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