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지’ 찾는 청년들에 학사관 개방… 봉사하며 신앙 키운다

국민일보

‘거주지’ 찾는 청년들에 학사관 개방… 봉사하며 신앙 키운다

<4> 경북 경산중앙교회 갈릴리 청년부

입력 2023-01-10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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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이 ‘갈릴리 하우스’ 개관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산중앙교회 제공

경북 경산중앙교회(김종원 목사) 청년부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20~29세 청년이 주축이 되는 갈릴리 청년부와 30대 이상인 샬롬 청년부다. 그 가운데 갈릴리 청년부는 MZ세대의 관심사와 필요를 채워주면서 이들의 호응과 참여를 이끌어낸다.

장년의 헌신이 청년의 헌신으로

경산은 지역 특성상 타지에서 유학을 온 청년들이 많다. 이들에게 거처를 찾는 일은 큰 고민거리다. 경산중앙교회는 팬데믹 기간 특별한 동행을 시작했다. 교회는 지난해 7월 ‘갈릴리 학사관’을 개관했다. 한 교인이 청년들을 위해 원룸 빌라 건물 하나를 교회에 헌납한 것이다. 현재 이곳에는 10명의 남여 청년과 사역자 부부 한 쌍이 거주하고 있다.

경산중앙교회가 지난해 7월 청년들을 위해 경북 경산시에 문을 연 학사관 ‘갈릴리 하우스’ 모습. 경산중앙교회 제공

교회는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청년들을 위해 관리비를 지원한다. 학생들은 수도세와 공동관리비 등 최소한의 비용만 지불한다. 최근에는 또 다른 교인이 학사관 1년 관리비를 후원 명목으로 1000만원을 내놨다.

이곳에 거주하는 청년들도 자신들이 받은 섬김을 다른 곳에 흘려보내기 위해 자체적으로 걷은 회비에서 매달 5만원씩 월드휴먼브리지에 갈릴리 학사관 이름으로 후원하고 있다.

학사관에 입주하려면 최소한의 내부 규칙을 지켜야 한다. 매주 두 번 새벽기도와 금요성령집회 참석, 청년부 봉사를 해야 한다. 하지만 이곳에 거주하는 이들은 이러한 문화를 되레 반겼다.

학사관에 거주하고 있는 신태민(21)씨는 “학사관 내규도 결국 나를 제약하고 억압하기 위함이 아닌, 나를 성장시켜주는 기준이 된다. 덕분에 신앙도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은비(21)씨는 “학사관에 입주하고 나서 교회 봉사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가족들과 오래 떨어져 지내면서 느끼지 못하는 심리적 안정감을 학사관 공동체를 통해 채울 수 있다”면서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힘들 땐 같이 고민하는 가족과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갈릴리 청년부는 매달 첫째주 금요일에 금요성령집회를 마치고 영남대 근처 지역을 돌며 ‘쓰줍(쓰레기 줍기의 줄임말)’ 봉사를 한다. 10년이 넘은 쓰줍 봉사는 100퍼센트 자원봉사로 진행된다. 매달 150여명의 청년들이 참여한다.

교회 주변을 청소하는 청년들의 모습. 경산중앙교회 제공

봉사 시작 전에는 반드시 찬양과 기도를 하고 시작한다. 단순 쓰레기를 줍는 봉사자가 아닌 예배자라는 고백이다. 신씨는 “사실 쓰레기는 치워도 금방 더러워지겠지만 하나님 뜻을 위해 움직이는 것”이라고 고백했다. 최씨는 “가장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봉사이고, 다른 사람들과도 대화할 수 있는 장이 펼쳐진다”고 했다.

갈릴리 청년부 담당 교역자 김보훈(41) 목사는 “대학가 주변이라 많은 청년들이 ‘불금’을 보내기도 하지만 (갈릴리) 청년들은 봉사를 통해 예배자로서 나아간다”며 “세상의 빛과 어둠이 나뉘는 순간이기도 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갈릴리 바다 위 함대는 끈끈하다
김보훈(왼쪽 두 번째) 목사와 청년들이 지난 5일 교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경산중앙교회 제공

갈릴리 청년부가 써내려가는 MZ동행 설명서의 핵심은 ‘공동체성’에 있다. 김 목사는 소그룹 조직을 바다 위 함대에 빗대어 설명했다. 갈릴리 청년부는 15개의 함대 아래 100여개의 배가 있다. 여기서 배는 곧 소그룹으로 통한다.

함대의 리더는 함장, 소그룹의 리더는 선장으로 불린다. 이들은 매주 주일 예배를 마치고 성경모임과 리더 모임을 갖는다. 주일을 온전히 교회에서 공동체를 위해 보내는 것이다. 요즘 청년부 공동체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다.

소그룹 리더로 섬기고 있는 이은수(24)씨는 “갈릴리 청년부의 가장 큰 장점은 배타적이지 않은 공동체성”이라며 “타지역에서 오는 학생들이 많다 보니 끈끈한 공동체가 형성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는 일상에서도 믿음을 지킬 수 있는 지지대가 된다”고 덧붙였다.

갈릴리 청년들은 청년의 때에 공동체가 주는 힘이 매우 크다고 입을 모았다. 신씨는 “20대는 주변 환경에 따라 큰 영향을 받는 것 같다”면서 “교회가 청년들을 한곳으로 모아주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MZ세대의 마음을 여는 방법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청년들의 마음의 벽을 허물기 위해서는 그들과 물리적인 시간을 같이 보내야 해요. 예를들어 같이 볼링을 쳐야 친해지고 관계를 형성하고 속내를 얘기할 수 있죠. 교회가 청년들이 부대끼는 장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경산=유경진 기자 yk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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