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덮친 ‘시베리아 한기’… 오늘 출근길 최저 영하 23도

국민일보

한반도 덮친 ‘시베리아 한기’… 오늘 출근길 최저 영하 23도

영하 40도 찬공기 갇혀있다 남하
하루 만에 기온 15∼20도 곤두박질
오후부터 동장군 기세 한풀 꺾일 듯

입력 2023-01-25 04:08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4일 대설특보가 내려진 광주의 종합버스터미널에서 가방을 든 귀경객들이 눈보라를 헤치며 승차장으로 향하고 있다. 이날 광주와 전남 지역은 대설특보가 발효됐다. 연합뉴스

‘최강 한파’가 한반도를 덮치며 설 연휴 뒤인 25일 출근길 최저 기온은 영하 23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기상청은 북극에 갇혀 있던 차가운 공기가 한반도를 덮치면서 15도 이상 수은주가 내려가는 ‘기습 한파’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기상청은 25일 전국 최저기온이 평년보다 10~15도 낮은 영하 23도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24일 내다봤다. 올겨울 들어 가장 낮은 기온이다. 여기에 바람까지 강하게 불면서 체감온도는 기온보다 10도가량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25일 제주와 전라권에는 폭설도 내릴 전망이다.

이번 기습 추위는 러시아에 20년 만의 한파를 가져온 찬 공기가 한반도까지 덮치면서 시작됐다. 시베리아 상공에 갇혀 있던 영하 40도 이하의 북극 한기가 강하게 밀려 내려오면서 하루 만에 기온이 15~20도가량 급락한 것이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설 명절 전부터 북쪽 대기 상공에 한국 면적의 50배가량 큰 저기압이 있었다”며 “정체된 저기압이 제자리에서 반시계방향으로 돌며 시베리아의 찬 공기를 남쪽으로 확 끌어내렸다”고 말했다.

한반도 북쪽 상공에 정체된 저기압이 제자리에서 반시계방향으로 돌면서 영하 40도 이하의 찬 공기가 시베리아 고기압을 타고 남쪽으로 내려왔다.

북극의 한기는 동서쪽으로 퍼지며 중국과 한반도, 일본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은 한반도보다 먼저 한파의 영향을 받았다. 중국 최북단 헤이룽장성 모허시는 지난 22일 영하 53도까지 기온이 떨어지며 중국 기상 관측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반도로 내려온 냉기의 여파로 북한 백두산 지역 최저기온은 영하 41도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이번 한파가 오래 지속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25일 오후부터 차가운 공기가 일본 쪽으로 빠져나가면서 점차 기온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26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2도로 평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한반도 북쪽의 저기압이 계속 찬 공기를 남쪽으로 끌어내리면서 이번 주말까지는 추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한파의 근본적 원인으로 지구온난화를 지목했다. 김승배 한국자연재난협회 본부장은 “최근 미국을 덮친 기록적인 한파와 원인이 같다”며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북극에 머물러야 할 찬 공기가 내려왔다”고 분석했다. 북극이 따뜻해지면서 북극 한기가 내려오지 못하게 막아주는 제트 기류가 약해졌고, 갇혀 있어야 할 한기가 넘쳐 흘렀다는 설명이다. 김 본부장은 “기온이 급격히 떨어졌다 바로 누그러지는 널뛰기 한파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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