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하고 연대하는 예술”… ‘아르브뤼’ 수상작 대중 만난다

국민일보

“참여하고 연대하는 예술”… ‘아르브뤼’ 수상작 대중 만난다

발달장애 예술가들의 미술상
국민일보·이건용 작가 주최, 첫 전시
수상작가 13인 35점 모두 공개
“야윈 시대 살찌울 예술가 기대”

입력 2023-02-02 04:05 수정 2023-02-02 04:05
제1회 국민일보 아르브뤼미술상 시상식이 열린 1일 서울 종로구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KCDF) 갤러리에서 내빈들과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윗줄 왼쪽 다섯 번째, 여섯 번째가 미술상을 주최한 국민일보 변재운 대표이사 사장과 이건용 작가. 아랫줄 왼쪽 여섯 번째가 대상을 받은 김경두 작가. 이한형 기자

창간 34돌을 맞은 국민일보가 예술계 원로 이건용 작가와 함께 주최한 제1회 국민일보 아르브뤼미술상 수상작들이 대중에 공개됐다. 아르브뤼미술상은 예술적 재능을 지닌 발달장애인을 발굴·지원해 독립적 예술가로 활동할 기반을 제공하려는 취지로 제정됐다.

심사위원단은 발달장애를 가진 작가 및 작가 지망생 71명 중 13명의 지원자를 수상자로 최종 선정했다. 대상은 김경두 작가의 ‘블러츠플리플릿츠에이츠’에 돌아갔다. 대형 종이 달력 뒷면에 0.2㎜ 샤프로 그려낸 로봇이 담고 있는 조형적 미감과 창의성, 에너지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모양도 크기도 제각각인 시계 그림을 통해 기억을 시각화한 윤진석 작가의 ‘시계는 리듬을 타고!’는 최우수상, 톡톡 튀는 색채로 마음 속 응접실을 구현한 신현채 작가의 ‘나의 감정 친구들’은 우수상을 받았다.

시상식이 열린 1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KCDF) 갤러리엔 이들 수상작 3점을 비롯해 전체 수상작가 13인의 작품 35점이 벽면을 따라 나란히 전시됐다. 시상에 앞서 마이크를 잡은 이건용 작가는 “중요한 사람들은 우리의 앞이 아닌 옆에 있다”며 “아르브뤼미술상이 (각자) 옆의 타자(他者)들과 함께 참여하고 연대하는 행사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심상용 서울대 미대 교수는 공모전의 이름이기도 한 아르브뤼(Art Brut)를 소개하며 ‘다른 예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제2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프랑스에서 탄생한 아르브뤼가 관념과 규범을 탈피해 충동과 자발성, 순수성을 연료 삼았던 것처럼, 세상을 정직하게 바라보는 발달장애 예술인들의 작품이 숙련된 기술로 겉치장한 현대 사회에서 특별한 가치를 지닌다는 것이다. 심 교수는 “이 자리에 모인 수상자들 가운데 야윈 시대를 살찌울 걸출한 예술가가 나올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도 안내견 ‘조이’를 동반하고 축사에 나섰다. “장애 예술인의 한 사람”으로 스스로를 소개한 김 의원은 “장애예술인의 잠재력과 상상력이 공동체의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수상자들을 대표해 마이크를 잡은 김경두 작가는 작품 외에 수상 소감으로도 인상을 남겼다. “(수상이) 되게 얼떨떨했다”고 입을 연 그는 ‘더 하고 싶은 얘기 없느냐’는 질문에 “더 열심히 하겠다”고 짧고 굵은 답을 내놔 참석자들의 웃음과 박수를 자아냈다.

시상식에는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백지숙 서울시립미술관장, 김성원 리움부관장, 김선정 아트선재센터 예술감독, 윤성천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정책실장 등이 참석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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