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장연은 지하철 시위 중단하고 서울시는 전향적 태도 보이길

국민일보

[사설] 전장연은 지하철 시위 중단하고 서울시는 전향적 태도 보이길

입력 2023-02-03 04:05
전국장애인차별쳘폐연대 관계자들이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혜화역에서 이동권 보장 촉구 지하철 선전전을 하고 있다. 뉴시스

관심을 모았던 오세훈 서울시장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2일 단독 면담이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소득 없이 끝났다. 표현은 완곡했으나 합의점은 끝내 찾지 못했다. 유감스러운 일이다.

전장연은 2021년부터 출퇴근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벌여왔다. 요구사항의 핵심은 장애인 이동권 보장과 ‘탈시설’ 관련 예산 증액이다. 이동권 보장은 이견을 좁혔다. 서울 지하철에 장애인용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지 않은 비율은 약 5%인데 서울시가 내년까지 전부 설치하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면담의 쟁점은 장애인들이 거주하는 복지시설에서 벗어나 다른 곳으로 이주하는 탈시설이었다. 전장연은 유엔의 권고대로 장애인이 시설에서 나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주하는 공간에 편의시설을 제공하라는 것인데 여기에 막대한 예산이 든다. 서울시는 장애인 내부 단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기 때문에 전장연의 요구만으로 일방적으로 추진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오 시장은 “전장연의 시위나 요구 다 좋지만 정시성을 생명으로 하는 대중교통, 지하철 시위만은 멈춰달라”고 요청했다. 전장연은 이미 84차례 운행을 지연시켰고, 이는 철도안전법상 중범죄라는 주장이다. 지하철 운행 지연으로 피해를 본 시민이 사회적 약자이지, 전장연이 사회적 약자가 아니라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전장연 시위로 많은 이들이 장애인 이동권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 대다수가 이에 공감한다. 장애인은 우리 사회가 마땅히 품어야 할 구성원이다. 다만 이들의 시위로 피해를 보는 지하철 승객은 무슨 죄인가. 전장연은 지하철 시위를 멈춰달라는 서울시의 요구에 대해 오늘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했다. 진중하게 검토해 중단해야 할 것이다. 대신 서울시는 전장연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고 이들의 요구를 일정 부분 반영할 수 있도록 전향적 태도를 보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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