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탄핵안 ‘유보’ 민주당 의총… 합리적 의견 제대로 수렴해야

국민일보

[사설] 탄핵안 ‘유보’ 민주당 의총… 합리적 의견 제대로 수렴해야

입력 2023-02-03 04:03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영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일 의원총회를 열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와 김건희 여사 특별검사법 추진 여부를 지도부에 일임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전날 강경파 의원들이 주도한 국회 철야 농성을 시작으로 고조되던 강경 투쟁에 일단 제동이 걸린 것이다. 의원총회에서는 경제 위기 속에 어려운 민생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반론이 많았다고 한다. 민주당이 강성 지지자와 강경파들의 주장을 의원총회를 통해 걸러내는 모습을 보인 것은 다행이다. 이재명 대표와 지도부는 당 내외에서 분출하는 신중론을 더욱 새겨들어야 한다.

민주당이 이 장관 탄핵소추안 등을 일단 유보했지만 장외투쟁을 중단한 것은 아니다. 주말인 4일 서울 숭례문 앞에서의 ‘윤석열 정권 민생파탄 검사독재 규탄대회’ 개최에는 변함이 없다. 이 대표는 동참해달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고, 조정식 사무총장은 참석을 촉구하는 공문을 전국 시도당에 보냈다. 대회가 끝난 직후 같은 장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단체 집회가 예정돼 있다. 민주당이 이처럼 초강경 투쟁에 나선 이유는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검찰의 이 대표 수사가 급진전돼 구속영장 청구 여부와 기소가 가시화됐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아무리 아니라고 주장해도 많은 국민은 민주당이 이 대표를 방어하기 위해 국회를 떠나 거리에서 반정부 구호를 외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민주당은 전체 의원을 상대로 이 장관 탄핵소추 및 김 여사 특검 추진 여부에 대한 의견수렴을 다시 시작했다. 경찰의 이태원 참사 수사가 끝났지만 사법적 처벌은 물론이고 정치적·도의적 책임조차 묻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연루 의혹을 받는 김 여사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는다는 불만 여론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국회 과반 의석을 보유한 원내 제1 정당이 철야농성을 벌이고, 서울 도심에서 여는 반정부 성격의 집회에 총동원령을 내리는 이유로는 충분치 않다. 민주당은 당 안팎의 의견을 제대로 들어야 한다. 여론이 나쁘니 잠시 유보하는 시늉만 내서는 곤란하다.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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