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딛고 드러머의 꿈 향한 열정… 대전∼서울 통학 끝에 ‘아름다운 열매’

국민일보

장애 딛고 드러머의 꿈 향한 열정… 대전∼서울 통학 끝에 ‘아름다운 열매’

백석대 신학교육원 이태양씨
어머니와 함께 대중교통으로
4년간 140㎞ 오가며 학업 마쳐
합주 위해 매일 6시간 이상 연습도

입력 2023-02-08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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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양(오른쪽)씨가 7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있는 백석대 신학교육원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어머니 김혜영씨와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백석대 제공

7일 서울 방배동에 위치한 백석대학교 신학교육원에서는 특별한 학생의 학위식이 열렸다. 중증 장애에도 불구하고 4년간 대전과 서울 140㎞를 오가며 학업을 성공적으로 마친 이태양(23)씨가 주인공이다.

이씨는 생후 13개월이 됐을 때, 고열 감기로 후천적 중증 자폐성 장애 진단을 받았다. 일순간 이씨와 부모의 삶에는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이씨에게 한줄기 빛으로 다가온 것은 음악과 비트, 드럼이었다. 누가 알려주지 않았는데도 이씨는 해당 분야에 큰 관심을 드러내면서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장애 때문에 남들보다 몇 배의 시간을 들여 연습해야 했지만, 그는 ‘포기’라는 단어를 입 밖에 꺼내지 않았다.

드러머의 꿈을 키워나가던 이씨는 보다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싶었다. 2019년 백석예술대 실용음악과에 입학했고 2년 뒤에는 백석대 신학교육원에 편입했다. 집이 있는 대전에서 학교가 있는 서울까지의 거리는 상당했다. 하지만 이씨는 어머니 김혜영(49)씨와 함께 기차와 지하철로 오가며 공부하고 연습했다. 백석대 관계자는 “다른 악기와 조화를 이뤄야 하는 음악 연주 특성상 다른 학우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이씨는 매일 6시간 이상 꾸준히 연습했다”며 “이런 노력은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하고 전문적인 연주 활동을 가능케 하는 길을 열었다”고 말했다.

이씨가 학교 생활을 성공적으로 마치는 데엔 교수들과 학우들의 도움과 배려를 빼고 설명할 수 없다. 어머니 김씨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교수님과 학우들은 시종일관 아들의 자존감과 성취감을 높여주는 데 힘써주셨다”며 “아들은 상호작용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할 수 있다’는 도전 정신을 배웠다”고 전했다. 이를 바탕으로 이씨는 학위뿐 아니라 각종 대회 수상, 음반 발매, 조기 취업의 열매도 맛봤다.

현재 이씨는 공연예술인력 분야 인력지원 사업에 선발돼 예술단체 ‘올림’ 소속 예술인으로 근무하고 있다. 대전 지역에서는 장애인 인식개선 강사로도 활동한다. 장차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드럼으로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음악선교사가 되겠다는 꿈도 갖고 있다.

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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