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의 러 황제 대관식 ‘외교선물’ 5점… 127년 만에 첫 공개

국민일보

고종의 러 황제 대관식 ‘외교선물’ 5점… 127년 만에 첫 공개

크렘린박물관 내일부터 특별전
아관파천 후 니콜라이 2세에게
장승업 그림 2점 학계도 첫 확인

입력 2023-02-09 04:04
장승업의 고사인물도 2점.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박물관 내 무기고박물관에선 이달 10일부터 ‘한국과 무기고, 마지막 황제 대관식 선물의 역사’를 주제로 한 특별 전시가 열린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제공

조선 고종이 러시아 황제 대관식을 축하하며 보낸 ‘외교선물’ 일부가 127년 만에 현지에서 처음 공개된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모스크바 크렘린박물관 내 무기고박물관에서 이달 10일부터 ‘한국과 무기고, 마지막 황제 대관식 선물의 역사’를 주제로 한 특별 전시가 열린다고 8일 밝혔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고종이 1896년 니콜라이 2세의 황제 대관식을 위해 보낸 선물 5점을 선보인다. 명성황후가 시해된 이듬해인 1896년 2월 11일 경복궁을 벗어나 러시아공사관(아관·俄館)으로 거처를 옮겼던 고종은 당시 민영환을 전권공사로 하는 사절단을 보낸 바 있다.

흑칠나전이층농.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제공

재단에 따르면 고종이 러시아에 보낸 선물은 총 17점이다. 이 가운데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흑칠나전이층농’ 1점, 장승업이 그린 ‘고사인물도’ 2점, ‘백동향로’ 2점 등 총 5점이 공개된다.

백동향로 2점.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제공

사절단의 일원으로 민영환을 수행해 대관식에 함께 참석했던 윤치호의 일기 등을 통해 선물 목록 일부가 언급된 바는 있지만 구체적인 실물이 공개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유물은 ‘흑칠나전이층농’이다. 재단은 “19세기 수준 높은 조선 공예 및 미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중요 유물”이라고 소개했다.

장승업의 그림은 지금껏 학계에 보고된 적이 없는 작품이다. ‘노자출관도’(老子出關圖), ‘취태백도’(醉太白圖)가 관람객과 만난다. 재단은 “각 작품에는 ‘오원 장승업’ 서명 앞에 ‘조선’이라는 국호를 붙였는데, 장승업 작품 가운데 처음 확인되는 희귀사례로, 작품이 ‘외교 선물’을 전제로 창작됐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백동향로는 2010년 국내에서 사진으로 공개된 바 있다.

손영옥 문화전문기자 yosoh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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