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코에 사교육 현실 풍자, 스릴러까지… 눈길 잡은 ‘일타스캔들’ 매력

국민일보

로코에 사교육 현실 풍자, 스릴러까지… 눈길 잡은 ‘일타스캔들’ 매력

‘SKY 캐슬’과는 전혀 다른 톤
시청률, 6회 만에 11.0% 돌파
넷플릭스에선 TV쇼 부문 7위

입력 2023-02-09 04:03
tvN 드라마 ‘일타스캔들’에서 반찬가게 사장 남행선(왼쪽·전도연)과 일타강사 최치열(정경호)이 낚시터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tvN 제공

고소득, 고학력, 고득점을 향해 가는 대한민국의 ‘사교육 1번지’ 녹은로. 이곳에 있는 더 프라이드 학원 앞에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일타강사(1등 스타강사) 최치열의 수업에 수강 신청을 하기 위해 엄마들이 아침 댓바람부터 학원 앞에 진을 친다. 수업에서 더 좋은 자리를 맡아두려고 애들이 학교 끝나고 오기도 전에 엄마들은 미리 줄을 선다.

tvN 드라마 ‘일타스캔들’은 사교육의 현주소를 소재로 한다. 사교육 열풍을 비판적으로 담은 ‘SKY 캐슬’과 비슷한 소재지만 톤은 전혀 다르다. 이 작품은 로맨틱 코미디로서 발랄하고 유쾌하게 전개된다. 하지만 마냥 가볍지만은 않다. 사교육에 대한 풍자와 입시 경쟁의 폐해도 보여준다. 의문의 쇠구슬을 둘러싼 미스터리 요소, 입시를 앞둔 학생들의 청춘 로맨스도 담았다.

주인공 치열(정경호)은 연봉 100억원의 일타 수학 강사다. 강사로서 능력은 최고지만 인간관계에는 담을 쌓는다. 스트레스와 예민한 기질로 심각한 섭식 장애를 겪고 있다. 그가 유일하게 먹을 수 있는 건 행선의 음식. 인간관계를 싫어하던 그도 점점 밝고 따뜻한 행선에게 마음을 내주기 시작한다.

‘국가대표 반찬가게’ 사장인 행선(전도연)은 전직 핸드볼 국가대표 선수다. 언니가 남기고 간 해이(노윤서)를 자기 딸처럼 기르면서 꿈을 접었다.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는 남동생 재우(오의식)도 부양한다. 녹록지 않은 삶을 살아왔으나 그에겐 햇살처럼 따스한 면이 있다. 힘든 일도 금방 털고 웃는 낙천적인 인물이다. “자고로 사람 뱃속에 뜨신 게 들어가야 살만하거든요”라고 말하는 행선은 치열에게 온기가 돼준다.

행선과 치열의 로맨스와 휴먼 드라마적인 따뜻함으로 시청률은 갈수록 상승세다. 지난 1월 14일 첫 방송 때 4.0%였던 시청률은 6회 만에 11.0%를 돌파했다. 지난 5일에는 11.8%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글로벌 플랫폼인 넷플릭스에서 TV쇼 부문 7위(7일 기준), 비영어권 TV쇼 부문 5위였다.

장르물 홍수 속에서 ‘일타스캔들’은 입시, 사랑, 가족 등 우리의 일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이야기를 다룬다. 그러면서 과열된 입시 경쟁도 비판적으로 조명한다. ‘스카이맘점넷’을 중심으로 엄마들은 사교육과 관련한 정보를 얻기 위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인다. 해이의 친구인 선재의 엄마 장서진(장영남)은 둘째 아들인 선재의 입시에 목숨을 건다. 첫째 아들은 그의 욕심 때문에 입시 실패 후 은둔형 외톨이가 돼버렸다. 서진의 남편은 “네 인생에서 자식 대학 말고 중요한 건 없냐? 네 그 집착 때문에 숨 막혀 미칠 것 같다”며 넌더리를 친다.

입시 앞에선 인간성도 없었다. 학원 우등생을 한데 모은 의대 올케어반 소속 영민이가 어느 날 갑자기 죽었다. 휴강해야 한다는 엄마들에게 서진은 “수업 하루 이틀 쉰다고 뭐가 달라지나요? 최대한 평소대로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다시 면학 분위기를 되찾아야죠”라고 말한다. 이를 지켜보던 행선의 친구 영주(이봉련)는 “남의 자식은 죽든 말든 지자식 공부가 더 중하다 이거 아니야. 진짜 사람이냐?”라며 혀를 찬다.

윤석진 대중문화 평론가는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게 이 작품의 매력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고 있는 입시 문제를 무겁지 않고 편하게 풀어가는 점이 이 드라마의 매력”이라며 “그러면서 과열된 사교육의 폐해도 꼬집었다”고 평가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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