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같은 교회서 뜨거운 찬양… 예배의 문턱을 낮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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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같은 교회서 뜨거운 찬양… 예배의 문턱을 낮추다

<10> 청년을 위한 예배 새로운 변화들

입력 2023-02-28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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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송처치 성도들이 최근 서울 마포구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뉴송처치는 과거 클럽이었던 장소를 예배당으로 사용하면서 MZ세대들과 소통하는 예배를 만들어가고 있다. 뉴송처치 제공

모태신앙인 22살 청년 A씨는 오랜 시간 다닌 교회에 점점 권태감을 느끼고 있다. 늘 비슷비슷한 설교를 듣는 것 같은 기분 때문이다. A씨는 “교회 주일 예배에 가면 거의 ‘멍 때리다’ 온다. 성경은 하나이니 어쩔 수 없겠지만 몇 년 전 들었던 본문과 설교가 반복되는 것 같아 감흥이 없다”며 “성경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나 내 삶과 연관된 적용점이 많아지면 예배가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통적인 예배에 대한 MZ세대들의 반감이 커지면서 청년 사역자들은 청년들을 위한 새로운 형식의 예배에 도전하고 있다. 예배드리는 형식만 바뀌었을 뿐 그 안에 하나님을 향한 청년들의 간절함은 그 누구보다 크다.

자유로운 예배로 ‘영적 갈증’ 해소

서울 마포구 뉴송처치(남빈 목사)는 홍익대 인근 문 닫은 클럽 자리에 예배당을 세웠다. MZ세대들이 교회 문턱을 쉽게 넘어 오게 하려는 시도였다. 남빈 목사는 27일 “전통적인 교회는 청년들이 선뜻 들어가기 힘든 분위기가 있다. 교회에 발을 들이면 한 번에 모든 죄를 끊고 신실하게 살아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게 된다”며 “술을 마시는 사람이든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든 편하게 교회에 들어와 복음을 접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교회 위치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뉴송처치는 성도 99%가 청년이다.

뉴송처치의 예배는 자유롭다. 청년들은 진짜 클럽에라도 온 듯 마음껏 소리 지르고 뛰면서 찬양한다. 설교자와 소통도 활발하다. 설교 중에도 느낀 점이나 덧붙이고 싶은 말을 스스럼없이 이야기한다. 남 목사는 “예배 방식을 청년들에게 온전히 맡겼더니 자신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예배를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비본질적인 것에 압박을 받지 않으니 청년들은 기도나 양육, 훈련 등 교회의 기본 사역에 더 열심을 냈다.

“홍대 근처에 점집이 정말 많아요. 청년들이 종교적, 영적인 것에 갈급함이 많다는 뜻이죠. 그런데 왜 한국교회에 청년이 없을까요. 한국교회가 중요하지 않은 형식에서 탈피하고 그들이 원하는 예배를 드려야 합니다.”

청년들은 예배드리기 싫어하는 게 아니라 ‘성령이 임하는 뜨거운 예배’를 원했다. 성도 95%가 50대 미만인 경기도 김포 넘치는교회(이창호 목사)는 평균 예배 시간이 2시간 30분이다. 옆 사람 눈치를 보지 않도록 무대에만 조명을 켜고 전자음악을 적극 활용해 분위기를 돋운다. 설교 뒤에는 30분 이상 통성으로 기도한다.

이창호 목사는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청년들을 위해 교회가 기도할 시간을 마련해주는 것”이라며 “우리 교회에서는 청년들에게 부르짖는 기도를 권한다. 청년들이 하나님께 마음을 터놓고 부르짖다가 눈물을 쏟고 더 간절히 매달리는 모습을 자주 본다”고 말했다.

경건 생활도 ‘도전’하는 MZ

MZ세대는 주일 예배를 뛰어넘어 일상 속에서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아가는 데에도 열심을 낸다. 찬양사역단체인 아이자야씩스티원은 올해부터 청년들과 함께 공동체 성경읽기 ‘솔라 스크립투라(오직 성경)’를 진행 중이다. 교회 학교 직장 가정 군대 등 각 공동체 구성원들과 매일 20분씩, 1년간 성경 일독을 하는 프로젝트다. 쉽지 않은 도전인데 현재 200개 그룹 12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매달 신청을 받고 있어 그 숫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조성민 아이자야씩스티원 대표 간사는 “MZ세대는 감성과 지성이 같이 채워지길 바라고 있다. 뜨거운 예배뿐만 아니라 지식적으로 예수님과 성경에 대해 알기 원한다”며 “자신의 삶을 변화시켜 줄 재미있고 중요한 도전을 즐기는 것도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새벽 4~5시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고 그 일상을 기록했던 ‘미라클 모닝’이 청년들에게 유행했던 것도 그들의 특성을 방증한다. 조 간사는 “MZ세대는 누가 시켜서 움직이는 것도 아니고 자신의 마음이 따라가는 대로 행동한다. 호기심을 유발하는 쉬운 언어로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명분’보다 ‘가치’에 의해 움직이는 것도 MZ세대의 특징이다. 이다솔 목회자선교사자녀캠프(MPKC) 대표는 이달 초 청년들과 필리핀으로 단기선교를 다녀왔다. 선교팀의 이름은 ‘라면 특공대’. ‘선교지를 부흥시키자’는 흔한 말에 뜨뜻미지근하던 아이들이 ‘배고픈 선교지 아이들에게 라면을 끓여주자’는 말에 흥미를 보였다.

이 대표는 “전도를 제대로 해본 적도 없는 청년들은 선교지에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 단기선교를 두려워한다. 그러나 라면을 끓이며 전도를 한다고 하면 재미있기도 하고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용기를 낸다”고 말했다. 청년들은 200여개의 라면을 끓이고 현지 아이들과 놀아주면서 선교를 경험했다. 라면 덕에 교회에 나온 현지인들이 3배가 늘었다는 선교사의 말에 자신감을 얻기도 했다.

“한국교회가 MZ세대의 언어와 문화로 복음을 전하고 그들을 위한 예배의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다음세대 복음화에도 희망이 있습니다.”

박용미 기자 조승현 이현성 인턴기자 m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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