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익숙해진 청년들 ‘대면 거부감’… 軍·직장 선교 ‘위기’

국민일보

비대면 익숙해진 청년들 ‘대면 거부감’… 軍·직장 선교 ‘위기’

<12> 군·직장 선교의 현주소

입력 2023-03-14 03:03 수정 2023-03-14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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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 해군교육사령부 장병이 지난달 사령부 교회가 준비한 푸드트럭 앞에서 교회관계자로부터 와플과 음료수를 받아들고 있다. 해군교육사 제공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청년 선교의 지형이 변화하고 있다. 엔데믹(감염병의 주기적 유행)에 접어들면서 대면 예배가 회복되고 있지만 한때 복음 전파의 ‘황금어장’으로 불린 군부대와 평신도 성도들이 삶 속에서 그리스도의 제자로 뿌리 깊게 내리도록 지원하는 직장 선교의 회복세는 더디다. 코로나 이후 비대면에 익숙해진 MZ 세대를 군대와 일터에서 그리스도의 제자로 세우기 위한 섬세한 선교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팬데믹 이후 군 교회, 3배가량 급감

지난해 말부터 전국 대부분의 군 교회에서 대면 예배가 열렸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3년간 닫혔던 군 교회의 문이 다시 열리면서 대면 예배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일부 군 교회를 제외한 대부분의 군 교회에서 대면 예배를 드리는 장병들의 모습을 찾기 쉽지 않다. 강원도에 있는 군 교회는 대면 예배를 시행한 지 5개월이 됐지만 한 예배에 참석하는 장병 수가 5~10명에 불과하다. 경북에 있는 군 교회도 대면 예배를 드린 지 3개월이 흘렀지만 예배를 드리는(1회) 장병 숫자는 10~15명이다.

군 교회 관계자에 따르면 “전국 군 교회에서 대면 예배에 참석하는 장병들은 대체로 10명 안팎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코로나 팬데믹 이전과 비교했을 때 3배가량 급감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때 군대는 복음 전파의 ‘황금어장’으로 불렸다. 군에 입대한 청년 가운데 복음을 받아들이는 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 달라진 군대 환경은 군 선교를 매우 어렵게 만들었다. 고석환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군선교위원장은 “종교 유무를 떠나 코로나 이후 비대면에 익숙해진 장병들이 군 교회 예배에 참석하는 것에 큰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자율과 인권을 강조하는 군대 내 분위기 속에서 장병들이 종교를 대체할 만한 대상을 찾기 쉬워졌다”며 “간부들이 종교 활동에 대한 권유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교계에선 장병들이 교회를 찾을 수 있도록 군 교회가 먼저 움직여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그나마 대면 예배를 활성화하는 데 성공한 일부 군인교회들이 모범으로 제시되고 있다. 해당 교회들은 장병들의 마음을 끄는 행사를 지속함으로써 장병들의 출석을 유도하고 있다.

김상혁 해군교육사령부 군종실장은 “교육사 군인교회가 일반 교회와 연합해 푸드트럭을 운영하고 장병들이 좋아할 만한 음식들을 나눠주며 군 선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면서 “코로나 이전과 비교했을 때 오히려 교회에 발을 들이는 장병들의 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전했다.

캠퍼스 선교 연장선 직장 선교도 빨간불

MZ 크리스천 대표 등이 2021년 서울 성동구 심오피스 메인스테이지에서 '서울숲 화요 성수' 예배를 드리는 모습. 임형규 라이트하우스서울숲 목사 제공

캠퍼스 선교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직격탄을 받으면서 캠퍼스 선교의 연장선인 직장 선교도 위축되는 분위기다. 경기 불황으로 경직된 취업 시장이 이어지면서 MZ세대가 안정적으로 직장 선교에 전념할 수 없는 사회적 분위기도 있다. 그나마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직장신우회의 경우 기성세대가 주도적으로 활동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치열하게 예배의 단을 쌓으며 직장 선교의 씨앗을 뿌리는 이들이 있다. 서울에서 ‘핫플’로 꼽히는 성동구 성수동에서 사회적 기업 및 소셜 벤처기업 등을 운영하는 크리스천 대표와 직장인들은 2021년 2월부터 ‘서울숲 화요 성수’라는 이름으로 예배 모임을 하고 있다. 재단법인 심센터, 라이트하우스서울숲(임형규 목사)과 공동기획해 진행하는 모임이다.

매주 화요일 저녁 20~30명이 참석하는데 참석자들은 대부분 MZ세대다. 홍찬희(31) 재단법인 심센터 매니저는 “평일 삶 속에서 말씀을 듣고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며 “모임 특성상 소셜벤처 기업가들이 많은데 비슷한 상황에 있는 이들과 교제하며 위로를 받는다”고 전했다.

양성우 더크로스처치 전도사는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서너 군데 직장에서 기도 모임을 이끈 경험이 있다. 모임 인원 13명 중 11명은 MZ였다. 양 전도사는 입사 후 함께 교제하고 기도할 한 사람을 찾아 활동을 시작하는 ‘일대일 관계 전도’에서 직장 선교를 시작했다. 그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준 것이 MZ세대에게 특별한 가치로 다가간 것 같다”고 전했다.

공감과 위로 사역에 포인트 둬야

MZ세대의 직장 선교를 활성화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임형규 라이트하우스서울숲 목사는 “취미 활동이나 관심사를 중심으로 MZ세대가 부담스럽지 않은 직장 모임을 시작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가벼운 모임에서 시작해 이들이 서로 공감하며 신앙적으로 힘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단법인 청년선교 본부장 박성민 목사는 “기성세대가 먼저 선교적 삶을 준비해야 한다”고 전했다. MZ세대의 주요 기도 제목이 ‘불안정한 미래’인 만큼 기성세대가 먼저 직장 선교의 기반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의미다.

김아영 최경식 기자 김나영 인턴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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