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 올라온 봄 맛이 부른다

국민일보

바다에서 올라온 봄 맛이 부른다

입맛 돋우는 충남 서해안

입력 2023-03-15 20:26
충남 서천군 비인면 선도리 당산바위 너머로 지는 해가 주위를 붉게 물들이고 있다. 멀리 바다 가운데 두 개의 섬이 쌍도다.

봄날 충남 서해에서는 먹고 즐길 게 많다. 붉은 동백꽃과 함께 제철을 맞은 주꾸미가 손짓하고, 도다리도 꼬리 친다. 사시사철 입맛을 돋우는 바다 먹거리도 널려 있다.

‘가을엔 낙지, 봄은 주꾸미’라는 말이 있듯 주꾸미는 봄철 별미다. 5월 산란기를 앞두고 살이 더욱 쫄깃쫄깃 고소해지고 알이 들어차 맛이 일품이다.

열량이 낮으면서 우리 몸에 꼭 필요한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다. 특히 DHA가 함유돼 있을 뿐 아니라 타우린 성분이 아주 풍부해 간장의 해독기능을 강화하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줄여주며 근육의 피로해소 등에도 효과적이다.

서해에서 주꾸미는 서천, 보령 등에 많다. 서천 앞바다는 수심이 낮고 영양염류가 풍부한 갯벌지대로, 주꾸미의 먹이가 되는 새우가 서식하기 좋아 주꾸미 또한 풍부하다. 특히 소라의 빈껍데기를 이용한 소라방 방식으로 산 채로 잡아 싱싱하다.

주꾸미

2023 서천 동백꽃·주꾸미축제가 코로나19 극복과 함께 4년 만에 대면행사로 진행된다. 서면 마량진항 일원에서 오는 18일부터 4월 2일까지 펼쳐진다. 주꾸미 낚시 체험, 동백정 선상유람투어, 동백나무숲 보물찾기, 요리장터, 전통놀이 체험, 포토존 이벤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기다리고 있다.

마량리 동백나무 숲은 천연기념물 제169호로 지정돼 있다. 500여 년 수령의 동백나무 80여 그루가 8265㎡를 울창하게 덮고 있다. 동백정에 오르면 해송 사이로 서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오력도를 배경으로 해가 떨어지는 모습은 탄성을 자아낸다. 마량포구는 바다로 길게 뻗어 나와 있는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서해안에서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명소로 알려져 있다.

마량포구 남쪽 선도리 비인해변의 해넘이 풍광도 장관이다. 해변 당산바위가 주요 포인트다. 바위에서 뿌리 내려 해풍을 이겨 닌 해송 3그루와 조화를 이루며 서해안 비경으로 꼽힌다. 멀리 쌍도가 시야에 잡힌다. 바다로 고기 잡으러 나간 부모님을 기다리던 남매가 바다를 바라보다 섬이 됐다고 한다. 하루 두 번 썰물 때면 섬까지 길이 열린다. 섬을 한 바퀴 돌면 사랑을 이어갈 수 있다는 속설에 연인들이 즐겨 걷는다.

도다리쑥국

보령에서는 도다리도 빼놓을 수 없다. 도다리는 3~4월에 가장 맛이 좋다. 살찐 도다리에 향이 일품인 쑥을 넣고 끓여 먹는 도다리쑥국은 봄에 즐기는 별미다. ‘2023 무창포 신비의 바닷길 주꾸미·도다리 대잔치’가 오는 18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보령 무창포해수욕장 일대에서 열린다. 주꾸미·도다리 등 먹거리 체험 부스가 운영되고 신비의 바닷길 체험 등이 펼쳐진다.

무창포해수욕장과 바로 앞 석대도 사이에는 조수 간만의 차로 1.5㎞ S자 모양 신비의 길이 모습을 드러내는데, 현대판 ‘모세의 기적’으로 불린다.

새조개

새조개는 ‘귀족 조개’라 불린다. 가격도 비싸고 맛도 빼어나서다. 새 부리처럼 생긴 조갯살이 큼직한 데다 여느 조개보다 단맛이 강하고 쫄깃쫄깃하다. 천수만에 자리한 홍성 남당항이 일찌감치 새조개 산지로 명성을 떨쳤다.

당진에서는 ‘실치회’가 기다린다. 장고항 인근 앞바다에서 개량 안강망 그물로 실치를 잡는다. 실치는 성격이 급해 잡힌 지 10분이 지나면 죽어서 회로 먹으려면 산지로 가야 한다. 실치회는 3월부터 4월까지가 가장 맛있다.



서천·보령=글·사진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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