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소금] 질문을 환영하는 교회

국민일보

[빛과 소금] 질문을 환영하는 교회

신상목 미션탐사부장

입력 2023-03-18 04:02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가 우리 사회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3일 첫 공개된 이후 관련 뉴스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놀라운 것은 해당 단체의 신도나 피해자들은 정신적으로 미약하거나 분별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그들은 평범한 우리 이웃이자 사회 구성원이었다. 사람들이 이단에 빠지는 이유는 다양하다. 그중엔 한국교회가 뼈저리게 통감할 부분이 있다. 정통 교회에서는 찾을 수 없었던 해답을 이단에서 찾았다는 탈퇴자들의 증언이다.

기독교복음선교회(JMS)에 빠져 30년간 활동하며 부총재까지 역임했던 김경천 목사. 그는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자신이 어떻게 JMS에 빠졌는지를 설명했다. 김 목사는 청년 시절 성경에 관해 궁금한 게 많았다고 한다. 그런데 궁금한 것을 질문하면 (교회에서는) “아는 것으로 구원받나, 믿음으로 구원받지” 하며 무시했고, “교만하다” “그 문제는 예수님이 오셔야 풀린다” 하면서 답을 주지 않았다 한다.

그러다 대학에 들어가 만난 선배로부터 ‘성경을 2000번 읽은 분이 있다’는 말을 듣고 그런 사람이라면 자신의 의문을 풀어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만난 사람이 정명석이었고 초등학교밖에 안 나왔으나 궁금해하던 모든 걸 가르쳐주었다고 했다. 김 목사가 방송에서 밝힌 질문 내용은 성경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연스레 생기는 의문이다. 에덴동산의 선악과 문제, 예수님이 태어나기 이전에 살았던 사람들의 구원 문제, 예정, 휴거, 육체의 부활 등이다. 정명석은 이를 비유로 풀어주며 설명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김 목사는 이런 말을 덧붙였다. “교회에선 이런 주제로 질문하면 무조건 믿으라고만 했다.”

성경의 궁금증을 해결했다는 말은 JMS뿐 아니라 신천지 탈퇴자들에게서도 나온다. 신천지 신도 중엔 정통교회에서 답하지 못한 요한계시록이나 종말론 의문을 시원하게 해결했다는 이유로 입교했다는 사람들이 있다. 신천지 신도 중엔 젊은이가 유독 많은데 이단 전문가들은 “기성 사회와 가족, 교회가 20대들에게 주지 못했던 것들을 신천지가 채워줬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왜곡된 교리지만 이단들은 질문을 회피하거나 무조건 믿으라고만 하지 않았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한국교회는 신자들의 질문에 충분히 답하고 있는가. 적어도 과거보다는 상당히 개선된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일단 관련 서적이나 자료가 풍부해졌다. 다양한 성경 해설서를 비롯해 Q&A 식으로 의문점을 정리한 책, 신학자나 목회자가 쓴 변증서, 성도의 눈높이에 맞게 정리한 각종 신학서가 풍성하다. 관심 있는 기독교인이라면 누구나 책을 통해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 활발한 교회 내 성경공부 모임이나 독서 토론 등도 증가 추세다.

가뜩이나 반지성적, 비윤리적이라고 비난받는 한국교회다. 하지만 교회는 2000년 기독교 역사 속에서 논의되고 정리한 수많은 문서와 신앙고백을 공유하고 있다. 아우구스티누스, 마르틴 루터, 장 칼뱅, 키르케고르, 도스토옙스키의 작품들은 이를 방증한다.

성경은 그 말씀이 하나님의 영감에 의해 기록됐으며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다고 말한다(딤후 3:16). 소망에 관한 이유를 묻는 자에게는 대답할 것을 항상 준비하되 온유와 두려움으로 하라고 적시한다(벧전 3:15). 20세기 초반 서구 젊은이들의 솔직한 질문에 진지한 기독교적 답을 제시하려 했던 프랜시스 셰퍼는 쉼터라는 뜻의 ‘라브리’를 창설해 청년들의 질문에 답을 주었다. 라브리는 기독교의 진리야말로 가장 합리적이라고 주장한다.

성경은 단순히 기독교 경전이 아니다. 그것은 세계 역사, 문명과 함께한 하나님과 인간의 이야기다. 과학과 역사, 고고학계에서 신뢰할 만한 1차 저작물로 인용되는 것은 이런 흐름을 반영한다. 한국교회가 2000년 기독교 역사의 보고를 활용해 그 어떤 물음에도 시원한 답을 제시하길 바란다.

신상목 미션탐사부장 smshin@kmib.co.kr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