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형색색 신비의 섬·일렁이는 붉은 바다… 마음을 물들인다

국민일보

형형색색 신비의 섬·일렁이는 붉은 바다… 마음을 물들인다

이색 야경과 일출 명소 따라 울산 울주군 동해안으로 간다

입력 2023-03-15 21:43
울산 울주군 서생면 진하리 명선도 왼쪽으로 아침 해가 떠오르고 있다. 일출을 배경으로 어선과 갈매기 군무가 어우러지는 풍경이 그림 같다.

울산 울주군 서생면 해안은 다양한 빛으로 물든다. 해안선은 진하해수욕장이 있는 서생포구에서 시작해 울산의 끝 지점인 비학마을까지 13㎞에 이른다. 아름다운 바다와 등대뿐 아니라 장엄한 일출과 이색적인 야경이 여행객의 발길을 끌어들인다.

최근 서생면의 명소는 진하리에 위치한 작은 섬 명선도다. 둘레가 330m이고, 면적은 6744㎡이다. 매미들이 많이 운다고 해서 명선도(鳴蟬島)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얘기도 전하지만, 현재 ‘신선이 내려와 놀았던 섬’이라고 해 명선도(名仙島)라는 한자를 쓰고 있다.

명선도는 낮과 밤의 모습이 확연히 다르다. 해가 떠 있는 낮에는 어느 바닷가에 위치한 섬들처럼 평범하지만 해가 지면 형형색색 조명과 미디어아트로 색다른 광경이 연출된다. 과거 간조 때 건너갈 수 있었던 섬이었지만 모래로 길을 높이고 부표처럼 물 위에 뜬 다리로 이어져 언제든 걸어 들어갈 수 있다.

명선도 입구 해변에 빛으로 만든 신비로운 색감의 가상 파도 사이로 여행객이 걸어가고 있다. 멀리 조명을 받은 명선교의 야경도 화려하다.

먼저 입구 바닷가에 마법 같은 장면이 펼쳐진다. 모래사장 위로 시시각각 변하는 조명이 비친다. 그 위로 각양각색 파도가 밀려오고 커다란 고래도 오간다. 영화 ‘아바타’에 나오는 한 장면 같이 몽환적인 풍경이다.

섬에 들어서면 곳곳에 설치된 조명과 미디어아트가 자연과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다. 나무 사이 공간에 홀로그램으로 연출된 동물들은 살아 있는 듯 움직인다. 나지막한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옆 커다란 바위에는 빛으로 만든 폭포가 흘러내린다. 물이 생동감 넘치게 흘러내리는 모습이 진짜 폭포수 같다. 나뭇가지에서 반짝이는 불빛은 은하수를 연상케 한다. 명선도를 둘러보는데 30~40분이면 충분하다.

그 앞은 진하해수욕장이다. 너비 40m가 넘는 모래밭이 1㎞ 뻗어 있다. 모래가 곱고 흰 데다 물빛까지 파랗다. 동해 특유의 시원스러운 파도소리도 들을 수 있다. 백사장 뒤 소나무 숲에서 휴식하기에도 좋다. 북쪽 모래사장에 하트 손 조형물도 주요 포인트다. 하트 모양 안에 명선도를 넣거나 떠오르는 해를 담은 사진이 인기다.

진하는 진(鎭) 아래에 있는 마을이다. 뒤에 서생포성이 있다. 임진왜란 초인 1592년(선조 25년) 7월부터 1593년(선조 26년)까지 일본장수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가 지휘해 돌로 쌓은 16세기 말의 전형적인 일본식 성이다.

임진왜란 때 왜군이 쌓은 서생포성.

해발 133m 산꼭대기에 본성을 두고 정상부터 평지까지 모두 3단의 공간(3환)으로 쌓았다. 바깥 성벽을 넘어도 본성을 장악하려면 미로처럼 막힌 작은 성곽을 통과해야 하는 복잡한 구조다. 1594년부터 사명대사가 가토 기요마사와 4차례 강화협상을 벌인 곳으로도 유명하다. 왜군이 모두 물러난 뒤 서생포성은 아군의 서생포동첨절제사가 머무는 진성(鎭城)으로 이용됐다. 성곽에 서면 진하바다가 한눈에 들어오고, 울산 쪽도 내려다보인다. 4월이면 연분홍 벚꽃들로 가득하다.

서생면 진하리와 온산읍 강양리를 연결하는 명선교도 야경을 뽐낸다. 경남 양산 천성산에서 발원한 회야강과 동해의 물줄기가 만나는 곳에 설치된 길이 145m, 너비 4.5m, 높이 17.5m에 이르는 보행자 전용교량이다. 교각에는 660개의 조명등이 설치돼 있어 포구의 풍광을 더욱 아름답게 하고 있다. 특히 넓은 나무데크 보행로 외에도 승강기를 설치해 누구나 다리에 오를 수 있도록 해 놓았다.

명선교 다리 가운데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강 가운데 초록색 등대가 보이고, 등대 위에는 ‘통시총각상’이라고 하는 남성의 상이 있다. 한 손으론 햇빛을 가리고 다른 손엔 그물을 들고 있는 총각상은 어부가 고기잡이를 마치고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오도록 보호해 주는 의미를 담은 것이라고 한다.

서생의 관문인 서생 포구와 강양항은 한때 멸치잡이가 성했던 곳이다. 인근에 공단이 들어서면서 사람들이 빠져나가고, 어획량도 감소하면서 어민들이 많이 줄었다. 강양항은 또 일출 사진을 찍기 위해 많은 사진가가 찾던 곳이다. 명선도 옆으로 떠오르는 해와 일렁이는 바닷물 위로 멸치를 실은 배를 따라 갈매기가 에워싼 풍경, 거기다 물안개까지 더해져 장관을 이룬다.

진하해수욕장에서 바닷가 국도를 따라 남쪽으로 5분여 차를 타고 내려가면 간절곶이다. 간절곶이라는 이름은 고기잡이를 나간 어부들이 먼 바다에서 이곳을 바라보니 마치 긴 간짓대(대나무 장대)처럼 생긴 데서 유래됐다고 전해진다.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간절곶. 왼쪽에 가로 2.4m, 세로 2m, 높이 5m, 무게 7t에 이르는 거대한 소망우체통이 우뚝하다.

간절곶은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으로, 매년 새해 첫 일출을 보려는 사람들이 몰려드는 곳이다. 평소에도 여행객이 끊이지 않는다. 간절곶의 명물 중의 하나는 ‘소망우체통’이다. 이 우체통은 1970년대 체신부에서 사용했던 추억의 우체통을 그대로 재현해 2006년 12월 22일에 설치됐다. 가로 2.4m, 세로 2m, 높이 5m, 무게만도 7t에 이르는 엄청난 크기다. ‘간절’이라는 지명에 맞게 간절한 소망과 염원을 담아 우체통에 넣으면 그 소원이 꼭 이뤄질 것이라는 희망이 담긴다.

우체통 바로 뒤에 하얀색 등대가 우뚝하다. 간절곶 등대는 1920년 3월에 처음 설치됐으나 2001년 현재의 모습으로 새롭게 단장됐다. 등대전시관이 있는 건물 옥상에서 등대와 함께 바다를 바라보는 풍경이 그만이다.

여행메모
명선도 조명 시간 계절별 상이
주변 관광지 모두 무료입장

명선도 야간 경관조명 운영 시간은 동절기와 간절기, 하절기에 따라 다르다. 동절기(10~2월)에는 오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간절기(3~4월, 9월)에는 오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하절기(5~8월)에는 오후 7시 30분부터 오후 11시까지 운영된다. 종료 30분 전에 입장이 마감된다. 매주 월요일은 운영하지 않으며, 밀물 때와 파도가 높거나 바람이 심해 안전의 위험이 있는 경우 입도가 금지된다.

명선도에 가려면 백사장을 가로질러야 하고, 명선도 내 산책길이 울퉁불퉁해 구두보다 편안한 신발을 신는 게 낫다. 주말에는 진하해수욕장 인근 도로의 주차난이 심각하다. 인근 무료 공영 주차장이나 유료 사설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명선도, 명선교, 간절곶, 서생포성 모두 무료입장이다.





울주=글·사진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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