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안보·경제 협력’ 복원 성과… 尹,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국민일보

한·일 ‘안보·경제 협력’ 복원 성과… 尹,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정상회담 이후에도 남은 현안들

강제징용 日 피고 기업 기금 참여
차기 회담 공동선언·과거사 사죄
재부상한 위안부 합의 이행 문제

입력 2023-03-18 04:06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일본 도쿄 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 회관에서 열린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경제·안보 등 여러 분야에서 꽉 막혀있던 양국 협력의 물꼬를 트는 성과를 거뒀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양국이 함께 대응할 수 있도록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을 정상화하고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를 해제한 것이 주된 결실로 꼽힌다. 이들 조치를 시작으로 양국 간 신뢰를 회복해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한·일이 공동 대응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일본에서 적잖은 숙제도 안고 왔다. 우선 한국 정부의 강제징용 피해배상 해법에 대한 일본의 성의 있는 호응 조치를 충분히 받아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대통령이 일본 피고 기업에 대해 구상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것에 대한 비판도 국내에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17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일본에서는 한국의 정권이 바뀌면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불신이 크기 때문에 윤 대통령 발언은 이를 안심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 위원은 “그러나 실제 구상권을 막을 수 있을진 모르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원덕 국민대 교수도 “윤 대통령 임기 내에는 청구하지 않겠지만 이후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했다.

구상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밝혔는데도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제철 등 강제징용 피해 배상 소송의 피고 기업이 ‘미래 파트너십 기금’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부정적 여론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김건희 여사가 16일 일본 총리 숙소인 총리 공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아내인 유코 여사에게 선물을 전달하는 모습. 연합뉴스

양국 정상이 ‘셔틀 외교’ 재개에 합의한 만큼 윤 대통령이 다음 회담을 통해 일본의 사죄 등 진전된 입장을 끌어낼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한국 정부는 앞으로 이어질 추가 회담에서 양 정상의 공동선언을 내놓기 위한 준비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강제징용 등 과거사와 독도, 후쿠시마 오염수 등의 문제에서 양국이 크고 작은 갈등을 빚을 경우 공동선언이 무산되거나 별다른 소득 없는 형식적인 회담에 그칠 수도 있다.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독도 문제가 이번 방일에서 예상치 못한 과제로 떠오른 것도 난제로 거론된다. NHK는 기시다 총리가 16일 회담에서 윤 대통령에게 한·일 위안부 합의의 착실한 이행을 요청하고 ‘독도를 둘러싼 문제’에 대한 일본의 입장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대변인실 공지를 통해 “한·일 정상회담에서 위안부 문제든, 독도 문제든 논의된 바가 없다”고 일축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도쿄 프레스센터에서 취재진과 만나 “독도 관련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 소인수 회담, 확대회담에서도 없었다”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파악해봤는데 논의된 내용을 전부 다 공개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본다. 공식 발표 위주로 판단해 달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부인했지만, 일제 강제징용 배상 문제를 상당 부분 양보한 상황에서 일본이 위안부 합의 이행을 요청해 온다면 난감한 입장에 처할 수밖에 없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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