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선거제 개편, 위성정당 꼼수 방지책부터 마련하라

국민일보

[사설] 선거제 개편, 위성정당 꼼수 방지책부터 마련하라

입력 2023-03-23 04:02
연합뉴스

국회의원 정원을 현행 300명에서 350명으로 늘리는 방안을 국회가 철회했다. 선거제 개편을 빌미로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마련한 3개 안 중 2개 안이 국회의원 정원 350명을 전제로 한 것이었는데 모두 300명으로 통일됐다. 국회의원 증원에 대한 반대 여론이 거세자 증원 시도를 포기한 것이다. 국회의원 증원에 대해서는 정개특위가 지난달 공개한 자체 여론조사에서도 반대가 많았다. 응답자의 57.7%가 국회의원 정수 확대에 반대한다는 의견이었다. 애당초 하지 말았어야 할 일을 하려다 헛힘을 쓰고 시간만 낭비한 꼴이다.

정개특위가 국회 전원위원회에 회부하기 위해 확정한 개편안은 모두 3가지다. 지역구 선거 방식은 1명씩 뽑는 소선거구제와 여러 명을 뽑는 대선거구제, 이 둘을 혼합한 중대선거구제로 구분된다. 비례대표 의석을 배정하는 방식은 소선거구제의 경우 권역별 정당득표율을 연동해서 의석 수를 배정하고, 대선거구제와 중대선거구제 혼합형의 경우 병립형을 적용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소선거구제와 권역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묶거나 대선거구제와 전국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뽑는 두 가지 안을 내놨다. 국민의힘은 도농복합형 중대선거구제에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결합하는 방안을 내놨다.

어떤 제도든 완벽한 것은 없다. 소선거구제는 당선자 1인의 대표성을 보장하지만 승자 독식과 정쟁 심화의 폐해가 있다. 중대선거구제는 정치 신인과 소수당의 국회 진출 가능성을 높일 수 있지만 파벌 정치와 선거 비용 확대 등 단점도 우려된다. 다만 국회가 19년 만에 전원위원회를 열어 선거제 개편을 추진할 만큼 진정성을 국민들에게 호소하려면 그 취지에 맞게 정치 발전과 국가 통합에 기여하는 선거제 개편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겉으로는 사표(死標)를 방지하고 유권자들의 선택을 올바로 반영하는 제도를 만든다면서 뒤로는 위성 정당이나 만드는 꼼수를 부려서는 안 된다. 일부러 복잡한 선거제도를 만들어 놓고 국민들은 그 내용을 몰라도 된다는 식의 오만한 태도를 보여서도 안 된다. 국회는 위성 정당 창당 금지 규정부터 마련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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