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헌재 결정 입맛대로 해석 대신 제도적 보완책 마련해야

국민일보

[사설] 헌재 결정 입맛대로 해석 대신 제도적 보완책 마련해야

입력 2023-03-28 04:03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현안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최현규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7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출석시킨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어 헌법재판소의 ‘검수완박’ 관련법 결정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법무부와 검사 6명이 낸 권한쟁의심판 청구가 각하됐다는 점을 근거로 한 장관의 사과와 검수완박 관련법 시행령 원상복구를 요구했다. 법무부는 지난해 9월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시행령을 고쳐 검찰이 수사할 수 있는 부패·경제 범죄의 범위를 확대했다. 직권남용과 금권선거, 마약·조직범죄 등을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도록 했다. 시행령을 원상복구해 이런 범죄를 검찰이 직접 수사하지 말라는 게 민주당의 요구다. 국민의힘과 한 장관은 이를 반박했다. 한 장관은 “깡패·마약 수사를 못 하게 왜 되돌려야 하는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행령 개정 자체가 검수완박법 체계 내에서 바꾼 것이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취지다.

헌재의 지난 23일 검수완박 관련법 결정은 아쉬운 대목이 적지 않다. 절차상 잘못은 인정하면서도 법률은 무효가 아니라는 어정쩡한 결정이었다. 그러나 이미 내려진 헌재의 결정을 바꿀 수는 없다. 정치권과 법무부가 해야 할 일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결정만 앞세운 아전인수식 해석과 주장이 아니다. 관련법의 허점을 보완하는 제도 개선을 통해 국민을 보호하는 일이다. 지난해 4~5월 통과된 검수완박법은 여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밀어붙인 것이었다. 시행된 지 1년도 되지 않았지만 경찰의 사건 처리 기간이 늘어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고,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대한 고발인의 이의신청권 제외 조항은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꼽힌다.

민주당은 시행령 원상회복을 주장하기에 앞서 검찰 수사권을 박탈해야 하는 이유부터 설명해야 한다. ‘이태원 참사’만 해도 경찰 수사에 이어 검찰이 재수사하고 있는 형편이다. 헌재가 위헌으로 판단한 민형배 의원의 위장탈당 문제에 대해서도 민주당의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 국민의힘 역시 헌재 결정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일부 헌법재판관을 향해 “얄팍한 법 기술자” “곡학아세”라고 인신공격하는 행태는 부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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