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소멸 위기 괴산 시골교회의 ‘작은 기적’

국민일보

인구 소멸 위기 괴산 시골교회의 ‘작은 기적’

추산교회핫플 홍대서 찬양팀 공연·토요예배 공들였더니…

다음세대 부흥 성과

입력 2023-03-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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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괴산 추산교회 찬양팀이 지난 1월 12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의 한 공연장에서 찬양을 하고 있다. 추산교회 제공

“목사님, 우리 진짜 홍대 가는 거예요?”

충북 괴산 추산교회(이종남 목사) 아이들은 틈날 때마다 이렇게 묻곤 했다. 시골 아이들에게 ‘홍대’는 실력파 뮤지션의 공연이 열리고 국내에서 가장 ‘핫한’ 도시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하나의 상징이었다. 한데 이런 곳에서 시골 교회 찬양팀이 공연을 열게 됐으니 아이들로선 놀랄 수밖에 없었다.

때는 지난 1월 12일. 중고등부와 청년부 성도로 구성된 찬양팀은 관객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1시간30분가량 찬양 무대를 선보였다. 번개탄TV(대표 임우현 목사)가 주최한 목요 집회였다. 지난 23일 인천 효성중앙교회에서 만난 이종남(47) 목사는 당시를 회상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아이들이 상당히 좋아했어요. 교회에 안 다니는 친구들한테 홍대 공연장에 섰다는 사실을 자랑하기도 하더군요.”

충북 괴산은 인구 소멸 위기에 놓인 지역이다.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이 지역 인구는 3만6911명인데 교회가 있는 괴산 불정면의 경우 10·20대가 각각 84명, 103명밖에 안 된다. 하지만 추산교회는 이런 곳에서 다음세대 부흥이라는 작은 기적을 일궜다. 코로나19가 퍼지기 전엔 50명 넘는 10대와 20대가 출석했고, 지금도 20여명에 달한다. 이 목사가 이날 효성중앙교회를 찾은 이유도 이 교회에서 열린 ‘페드 코리아(PED KOREA) 2023’에서 다음세대 목회 노하우를 소개하기 위해서였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추산교회 예배당을 빼곡하게 채운 중고등부, 청년부 성도들. 추산교회 제공

그렇다면 추산교회의 다음세대 부흥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이 목사가 추산교회에 부임한 것은 2009년이었다. 성도 대다수는 70, 80대 어르신이었다. 지인들은 그에게 이렇게 말하곤 했다.

“시골교회에서 3년 정도 사역하면 더 이상 해볼 수 있는 게 없음을 알게 될 거야.”

하지만 이 목사에겐 믿음이 있었다. 최선을 다하면 하나님의 역사가 임할 거라고 확신했다. 그가 주목한 것은 결손가정 자녀처럼 어려운 상황에 부닥친 지역의 아이들이었다. 그는 이들을 자식처럼 돌봤다. 많을 땐 청소년 8명이 이 목사와 함께 교회 사택에서 살기도 했다. 그는 마음에 상처가 있는 아이들이 하나님의 은혜로 회복되는 과정을 목격하게 됐다.

“토요예배에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매주 토요일이면 괴산에 있는 아이들을 긁어모으다시피 했어요. 악기를 가르쳤고 함께 운동하고 고기도 구워 먹었어요. 그렇게 지내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성령의 은혜가 아이들에게 임했고 괴산 지역 학교들엔 기도 모임이 만들어지더군요.”

젊은세대가 거의 없는 시골 마을에서 추산교회가 거둔 성과는 분명 주목할 만하다. 이 목사는 다음세대 사역에 주효했던 3가지 포인트를 소개했다. 끝까지 사랑하고, 믿어주고, 기다려주기.

이 목사는 “끝까지 아이들을 섬기겠다고 각오한다면 어떤 목회자든 아이들이 하나님의 사람으로 변해가는 걸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천=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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