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신공항 특별법 ‘겉핥기 심사’

국민일보

TK 신공항 특별법 ‘겉핥기 심사’

여야 광주 軍공항 연계 ‘프리패스’
예타 면제·이례적인 재정 특혜
문안은 가덕도신공항법 판박이

입력 2023-03-28 04:08

국회 통과를 앞둔 대구경북(TK)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이 부실 심사 논란에 휩싸였다. 이 법은 ‘문안 베끼기’에 전례 없는 예외 조항이 담겼지만 여야 합의로 지난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통과했다. 여야가 TK신공항과 광주군공항을 연계 처리키로 하면서 국회 심사가 겉핥기식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지난 21일 열린 국토위 법안소위 회의록을 보면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TK신공항특별법은 재작년 가덕도신공항특별법이 발의됐을 때 세밀한 검토 없이 가덕도신공항특별법의 문안을 그대로 카피했고, 공항의 이름만 사실상 바꾼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한 특별법 내용을 보면 가덕도신공항특별법과 내용이 유사하다. 법안 목적이 “신공항 건설을 통한 국토 균형발전과 국가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함”으로 같고, 기본 방향도 “물류·여객 중심의 복합 공항” “수도권의 집중을 완화하고 지방을 활성화하는 국토의 균형발전” “주요 도시로부터 신공항에 이르는 도로와 철도 등 교통망의 확충” 등 판박이다.

부족한 사업비를 국고에서 부담한다는 특별법 내용도 이례적이다. TK신공항은 ‘기부대양여’ 방식으로 진행된다. 사업 시행자가 신공항을 건설해 정부에 기부하고, 기존 공항 부지를 정부로부터 양도받아 개발해 비용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기존 기부대양여 방식과 달리 TK신공항특별법에서는 개발차익이 신공항 건설비용보다 적으면 정부가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가 이런 식으로 국고로 개발차익을 보전해주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해 민홍철 민주당 의원은 국토위 전체회의에서 “초과한 예산을 중앙정부가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기부대양여 사업의 대원칙을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첫 사례가 되기 때문에 중앙정부에 부담이 될 것”이라며 “지원이 막히면 특별법으로 가려고 하는 관성이 생길 것이란 우려를 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뿐만 아니라 특별법에는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할 수 있다는 조항도 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사업 시행자가 사업을 추진하도록 가능성을 열어 주는 차원에서 차액을 일부 지원할 수 있는 조항을 둔 것”이라며 “가덕도신공항에도 특별한 조항이 몇 군데 있다. 이 법도 같은 정신에서 이해할 수 있지 않나 싶다”고 설명했다.

TK신공항 논의는 2014년 대구시가 국방부에 군 공항 이전 건의서를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2016년 군 공항을 민간 공항과 함께 이전키로 하면서 사업 규모가 커졌고, 2020년 군위 소보·의성 비안으로 이전 부지가 확정됐다. 이후 지지부진하던 논의는 윤석열정부가 출범하면서 다시 불붙기 시작했다. 지난해 8월 주 의원이 대표발의한 특별법은 앞서 홍준표·추경호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법안과 병합 심사됐고, 지난 23일 국토위 대안으로 수정 가결됐다.

세종=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