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원 조달비용 낮아져… 특례 보금자리론 금리 내릴까

국민일보

재원 조달비용 낮아져… 특례 보금자리론 금리 내릴까

SVB 사태로 국고채 5년물 금리 ↓
당국 “채권수요 감소할 수도” 신중
주택금융公, 이르면 오늘 금리 결정

입력 2023-03-28 04:08

최근 주요 시중은행 가계대출 금리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특례 보금자리론도 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최근 특례 보금자리론의 재원 조달 비용이 낮아지는 점은 ‘청신호’지만, 금융당국은 금리 조정에 신중한 입장이다.

주택금융공사는 이르면 28일 금리조정심의회를 열고 다음 달 특례 보금자리론 금리를 결정한다고 27일 밝혔다. 주택금융공사는 매달 말 회의를 열고 조달 금리에 따라 특례 보금자리론 등 금리를 책정한다.

특례 보금자리론은 지난 1월 30일 출시됐다. 기존 보금자리론·안심전환대출·적격대출 등 정책주택담보 대출을 통합한 상품으로, 1년간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연 4.15~4.45% 금리 수준에 각종 우대금리를 더하면 최저 연 3.25%에서 3.55% 금리로 이용이 가능하다.

특례 보금자리론은 출시 이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7일 기준 신청액은 22조2918억원으로 출시한 지 7주 만에 총 공급 규모(39조6000억원)의 56.3%가 소진됐다.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특례 보금자리론의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시중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 금리가 눈에 띄게 떨어지면서다. 실제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이날 주택담보대출 고정(혼합형) 금리는 연 3.66~5.80%로, 최저금리가 3%대에 진입했다. 이에 ‘파격 금리’를 내걸었던 특례 보금자리론의 금리 경쟁력이 오히려 떨어지게 됐다.

최근 들어 특례 보금자리론의 재원 조달 비용이 낮아지고 있는 점도 금리인하론에 힘을 싣는다. 특례 보금자리론은 주택저당증권(MBS) 등 유동화증권 발행을 통해 재원을 조달하는데, 이때 주택저당증권의 기준 금리가 되는 국고채 5년물의 금리 변동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국고채 5년물 금리는 이날 기준 연 3.224%로, 지난 2일(3.907%)보다 0.7% 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시장 유동성이 안전자산으로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최근 상황을 반영해 특례 보금자리론의 금리도 인하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일고 있다. 주택금융공사는 지난달 말 3월 금리를 동결할 때 “2월 초 대비 국고채 5년물 금리가 0.4% 포인트 넘게 올라 공사의 재원 조달 비용이 크게 상승했다”며 인상 요인이 있지만 서민·실수요자 금융비용 경감을 위해 금리를 동결한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신중한 입장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SVB 사태 이후 각종 금리가 낮아지는 것은 미국 금리 인상 속도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 요인”이라며 “SVB 사태는 채권을 잘못 담은 영향으로 벌어진 측면도 있어서, 채권 수요가 감소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또 미국·유럽은행의 유동성 위기가 완전히 진화되지 않은 점도 여전히 금리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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