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음주운전 신고 포상금제

[한마당] 음주운전 신고 포상금제

박정태 수석논설위원

입력 2023-04-21 04:10

음주운전 의심 차량을 발견해 112에 신고한 뒤 경찰이 출동해 해당 운전자의 음주 사실을 확인한다면 포상금을 받을 수 있을까? 이런 제도가 있었던 것 같기도 한데 알쏭달쏭하다. 온라인 사이트엔 ‘음주운전 신고 포상금 받는 법’ 등등이 잔뜩 올라와 있지만 이걸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그래서 경찰청에 문의해봤다. 답은 한때 관련 제도가 실시됐지만 지금은 운용하지 않는다는 거였다. 과거에 각 지방경찰청이 자체적으로 했다고 한다. ‘범인 검거 등 공로자 보상에 관한 규정’(당시에는 범죄신고자 등 보호 및 보상에 관한 규칙)에 근거했다. 하지만 ‘파파라치’가 기승을 부린다는 부정적 시각과 예산 문제 등으로 중단됐다.

제주도가 효시다. 제주지방경찰청이 전국 최초로 2012년 11월 도입했다. 신고 건당 30만원이었다. 이어 강원경찰청(2013년 3월)이 10만원, 충북경찰청(3월)이 5만원(면허취소 수치)과 3만원(면허정지 수치)의 포상금을 내걸고 시행했다. 부산경찰청(5월)과 서울경찰청(6월)도 3만원의 포상금으로 시범 운영에 나섰다. 전북경찰청(7월)은 5만원, 3만원에 해당하는 상품권을 줬다. 포상금제는 음주교통사고 감소 등의 효과를 톡톡히 봤지만 별도의 예산 배정 없이 실시되는 바람에 시행 1년도 안돼 예산 부족으로 대부분 없어졌다.

제주도가 11년 만에 이 제도를 재도입한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제출한 관련 조례 개정안이 지난 18일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에서 의결돼 조만간 본회의에서 통과될 예정이다. 포상금 액수는 제주경찰청 등의 심의를 거쳐 결정된다. ‘전문 파파라치’ 등장을 막기 위해 신고 동일인에겐 연간 5회를 초과해 지급되지 않도록 돼 있다. 물론 사회적 갈등과 불신 유발, 신고 폭주에 따른 경찰력 낭비 등의 우려도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음주운전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된 상황인 만큼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 음주운전 시동잠금장치 도입 입법이든, 신고 포상금제의 전국적 확대 실시든 간에 음주운전을 발본색원할 수 있는 거라면 뭐든지 해야 한다. 극약처방이 필요한 때다.

박정태 수석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