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시련 끝 아침 햇살 같은 영광이…

국민일보

어두운 시련 끝 아침 햇살 같은 영광이…

자연·역사·휴식… 충남 아산

입력 2023-05-03 21:29
충남 아산시 영인면과 염치읍에 걸쳐 있는 영인산 연화봉에 우뚝한 ‘민족의 시련과 영광의 탑’을 아침 해가 환하게 비추고 있다. 하부는 외침과 고난의 과거를, 중간은 생명과 화합의 결정체 다이아몬드, 상부는 조국의 영광과 미래를 상징한다.

충남 아산은 과거 신혼여행과 수학여행의 고장이었다. 삽교천과 현충사를 둘러보고, 온양온천에서 피로를 풀며 자연을 즐기고, 역사를 배우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매력적인 도시였다. 여기에 새롭고 다양한 볼거리·즐길거리를 더하며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고려 말 조선 초기의 문신이자 학자인 정이오(1347~1434년)는 아산에 대해 ‘수많은 산봉우리가 교차하며 대치해 섰고, 두 시냇물이 돌아 흐른다’고 했다. 이런 지형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곳이 영인면과 염치읍에 걸쳐 있는 영인산(靈仁山·363.5m)이다. ‘신령스럽고 영험하다’ 하여 이름을 얻었다.

영인산은 청일전쟁 때 격전지였고, 6·25전쟁 때도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곳이다. 6·25전쟁 이후에는 미군이 주둔했으나 1980년 후반 미군부대가 철수하고 영인산자연휴양림이 조성되면서 산행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자연휴양림 등산로 입구에서 상투봉·닫자봉을 거쳐 영인산에 오르는 힘든 등산 코스도 있지만 쉽게 오를 수도 있다. 자연휴양림에서 출발하면 정상에 이르기까지 수목원과 산림박물관, 상징탑 등 볼거리가 이어진다. 경사가 완만한 데다 박물관까지는 약 770m 무장애 데크길도 조성돼 있어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자연휴양림에서 올라가면 산중 습지가 먼저 반긴다. ‘영인산수목원’이라는 큰 조형물 앞으로 넓은 잔디광장이 조성돼 있다. 유모차를 끌고, 어린아이 손을 잡고 소풍 나온 가족이 추억 남기기에 좋다. 잔디밭 끝 작은 연못 주변으로 데크길이 이어진다. 잔디밭 주변으로 제철을 맞은 철쭉이 활짝 웃고 있다.

습지에서 정상으로 향하는 길을 따라가면 산림박물관이 있다. 산림박물관 로비에는 강풍에 쓰러진 청댕이고개 느티나무가 놓여 있다. 아산 시내에서 옛 온양으로 넘어가는 고갯마루에 있던 나무가 2015년 강풍에 쓰러지자 이곳으로 옮겨와 전시해 놓았다. 아산과 천안 지역의 이름난 나무에 얽힌 이야기, 규화목을 비롯한 희귀 광물과 조류 표본도 볼 수 있다. 옥상 전망대에 오르면 시원한 풍광을 마주할 수 있다.

박물관 바로 옆에는 집라인 시설인 ‘스카이 어드벤처’가 있다. 발아래 아름다운 산세를 두고 620m를 바람을 가르며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다. 걸어서 40분 걸리는 하산길을 40초 만에 내려갈 수 있게 해준다.

산림박물관을 지나면 연화봉(330m)이다. 이곳에 높이 24m, 둘레 26m, 가운데가 마름모꼴로 돌출된 상징탑 2기가 하늘 높이 우뚝하다. 1998년 8월 화강석으로 세워진 ‘민족의 시련과 영광의 탑’이다. 설명에는 하부는 빈번한 외침과 고난으로 점철된 민족의 과거, 중간은 생명과 화합의 결정체를 상징하는 다이아몬드, 상부는 세계를 향한 조국의 영광과 미래를 상징한다고 돼 있다.

다음은 청일전쟁에서 이긴 일본군이 이 봉우리에 일장기를 꽂았다는 깃대봉(351m). 6·25전쟁 이후 설치됐던 대공포 흔적과 탄약고 건물이 남아 있다. 이곳에서 전망이 파노라마로 확 트인다.

영인산 정상 신선봉에 조성된 배 모양 전망대. 당진 쪽으로 넘어가는 아름다운 석양 풍경을 볼 수 있다.

정상 신선봉에는 배 모양의 전망대가 조성돼 있다. 당진 쪽 석양 풍경이 황홀하다. 정상에서 반대편으로 ‘공포의 956계단’이 이어진다.

영인산자연휴양림 인근에 피나클랜드수목원이 있다. 아산만방조제 매립을 위해 돌을 캐던 채석장을 목장으로 사용하다 10여 년 노력 끝에 쉼과 치유가 있는 10만7300㎡의 자연 테마 공원으로 변모한 곳이다. 가족이나 연인이 한나절 쉬면서 즐기기에 ‘아산맞춤’이다.

피나클랜드수목원. 가운데 바람의 언덕에서 원형광장으로 이어지는 지그재그길이 고진감래길이다.

입구에 메타세쿼이아 옆으로 각양각색의 튤립이 봄 인사를 건넨다. 이어 원형정원이다. 그 뒤로 지그재그길인 ‘고진감래길’이 시작된다.

그 길 위 바람의 언덕에서 바람개비를 닮은 조형물 ‘태양의 인사’가 시선을 끈다. 일본의 세계적인 조형 미술가 신구 스스무(新宮晋)씨의 작품으로, 높이 8.6m, 무게 3.6t에 이르는 거대한 스틸 조형물이 바람에 돌아가며 수시로 모습을 바꾼다. 정상에는 ‘진경산수’라는 이름의 기괴한 바위산이 솟아 있고 인공 폭포수가 쉴 새 없이 흐른다.

성웅 이순신 축제의 삼도수군 출정행렬.

아산은 ‘우국충정’의 대명사인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고장이다. 매년 장군 탄신일인 4월 28일 ‘성웅 이순신 축제’가 열린다. 1961년 시작해 올해 62회를 맞아 후예들이 군악으로 장군의 정신과 위업을 계승하고 숭상한다는 콘셉트로 ‘제1회 아트밸리 아산 군악의장 페스티벌’도 펼쳐졌다.

여행메모
영인산 철쭉제 6~7일 무료입장… 소머리국밥·손칼국수·장어 ‘별미’

영인산자연휴양림 입장료는 2000원이지만 제1회 철쭉제를 맞아서 오는 6~7일에는 무료다. 집라인은 월요일(정기휴무)을 제외하고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운영한다. 이용료는 성인 1만원, 청소년 7000원, 어린이 5000원. 스카이 어드벤처 하차장을 내려오면 모험심과 담력을 불어주는 포레스트 어드벤처가 있다. 이용 요금은 5000원. 산림박물관은 5일 어린이날을 기념해 영유아 및 어린이 동반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어린이날, 나는 박물관에 간다’ 행사를 운영한다.

피나클랜드수목원은 쉬는 날 없이 오전 9시∼오후 6시 운영한다. 입장료는 어른 기준 1만2000원이다. 오는 31일까지 튤립·수선화 축제가 진행 중이다. 5일 어린이날과 매주 토요일 오후 8시 불꽃축제도 펼쳐진다.

온양온천시장은 소머리국밥과 손칼국수로 유명하다. 아산만방조제와 삽교천방조제 사이 인주면 일대는 장어구이촌으로 유명하다. 간장소스와 고추장을 발라 구워낸 장어 맛이 일품이다.

아산에는 3대 온천이 있다. 1300년 전통의 역대 임금이 이용한 온양온천과 동양 4대 유황온천이라는 도고온천, 중탄산나트륨을 포함한 알칼리성 온천인 아산온천이다. 아산의 곳곳을 둘러보고 신정호 카페거리에서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며 땀을 식혀도 좋다.





아산=글·사진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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