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출시 자궁내막암 면역항암제… 비싼 게 문제

국민일보

국내 출시 자궁내막암 면역항암제… 비싼 게 문제

재발 또는 진행된 성인 환자에 적용
1회 주사에 1200만원… “급여화 필요”

입력 2023-05-16 04:06 수정 2023-05-16 04:06
자궁안 구조 설명 모습. 한림대의료원 제공

자궁의 안쪽 벽에 암이 자라는 자궁내막암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자궁내막암 진료 환자는 2018년 1만9975명에서 지난해 2만4787명으로 5000명 가량 늘었다. 주로 50대 이상에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20·30대로 발생 연령이 낮아지는 추세다.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노출, 비만, 당뇨, 가족력, 다낭성난소증후군 등이 위험 요인이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산부인과 박성택 교수는 15일 “비정상적인 질 출혈은 자궁내막암의 가장 흔한 초기 증상이다. 특히 폐경 후 질 출혈이 있으면 자궁내막암일 확률이 크다”고 했다. 생리기간이 아닌데도 부정 출혈이 있거나 월경 주기가 과도하게 불규칙할 경우, 월경 기간이 너무 길거나 양이 많을 때도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초기에 발견하면 대부분 완치되는 등 예후가 좋지만 3기 이상에서는 완치율이 뚝 떨어지고 재발률도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항암 등 1차 치료를 받은 자궁내막암 환자 4명 중 1명은 재발·전이를 경험하는데, 지금까지는 1차 항암요법 후 재발했을 때 쓸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었다. 치료 반응률이 최대 10~15% 수준인 세포독성 항암제를 다시 시도할 수밖에 없는데, 그럴 경우 평균 생존 1년 미만에 5년 생존율도 20%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된다. 또 항암제의 누적된 세포독성으로 1차 치료때 보다 더 심한 부작용과 삶의 질 악화를 겪는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국내에 새로운 면역항암제(젬퍼리주)가 허가돼 자궁내막암 치료에 전환점이 마련됐다. 인체 면역세포(T세포)가 암세포를 제거하도록 돕는 원리로,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1차 독성 항암제로 치료 중이거나 치료 후 재발 또는 진행된 성인 환자에 단독 치료제로 승인된 최초의 면역항암제다. 특정 유형(dMMR/MSI-H)의 환자에게 적용 가능하며 전체 자궁내막암의 20~30%가 해당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환자들의 사용 긴급성을 인정해 2021년 우선 심사 및 혁신 치료제(Breakthrough Therapy)로 지정했고 지난 2월 정식 승인했다.

문제는 고가의 약값이다. 1회 주사 가격이 미국 기준 1만달러(1200만원) 정도로 연간 약 2억원을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자궁내막암 치료에 새로운 기회가 제공된 만큼, 환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선 신속한 급여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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