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부의 고독사 예방 첫걸음, 실효성 있는 조치 뒷받침돼야

국민일보

[사설] 정부의 고독사 예방 첫걸음, 실효성 있는 조치 뒷받침돼야

입력 2023-05-19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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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생활하다 숨진 뒤 뒤늦게 발견되는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첫 기본계획이 나왔다. 우리나라 고독사 위험군은 전체 인구의 3%나 되는 152만명으로 추산된다. 사망자 100명 중 1명은 혼자 죽음을 맞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정부가 이 같은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고독사 예방에 첫걸음을 뗀 건 의미가 있다. 하지만 계획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 실질적으로 고독사를 줄이기 위한 후속 조치와 강한 실행력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정부가 지난해 처음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독사 건수는 2017년 2412건에서 2021년 3378건으로 5년간 연평균 8.8% 급증했다. 보건복지부가 18일 내놓은 ‘제1차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은 2027년까지 고독사를 20%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고독사 위험군을 찾아내는 작업부터 강화한다. 지역 주민이나 부동산중개업소·식당 같은 지역밀착형 상점을 ‘고독사 예방 게이트키퍼’로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다세대 주택·고시원 밀집 지역 등 고독사 취약 지역을 대상으로 위험군을 발굴 조사한다. 이렇게 찾아낸 위험군의 사회적 고립을 해소하기 위해 지역사회와 연결을 시도한다. 고위험군인 5060 중장년의 재취업을 강화하고, 극단적 선택 비율이 높은 고립 청년의 정신건강검진 주기를 10년에서 2년으로 단축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성공 여부는 이 같은 계획이 현장에서 얼마나 실행되는가에 달렸다. 2014년 ‘송파 세 모녀 사건’을 기억한다. 당시 세 모녀는 질병과 생활고를 겪고 있었으나 사회보장체계의 도움을 받지 못해 복지 사각지대에 대한 논란이 컸었다. 이후 위기가구를 발굴하는 대책이 쏟아졌으나 유사한 사건이 끊이지 않았다. ‘발굴’만으로는 비극을 막기에 역부족이다. 고독사 역시 위험군을 발굴 조사하는 것이 우선이겠지만 찾아낸 후 관리가 훨씬 더 중요하다. 이들을 사회로 흡수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지원해야 한다. 관련 업무에 인력을 증원하고 예산도 투입해야 한다. 주변과 단절된 채 혼자서 임종을 맞지 않도록, 마지막 순간까지 인간의 존엄을 보장하는 체계가 갖춰진 나라가 선진국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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