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심리적 G8 국가

국민일보

[한마당] 심리적 G8 국가

라동철 논설위원

입력 2023-05-23 04:10

G7(Group of Seven)은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이 큰 주요 선진 7개국의 협의체다. 1973년 제1차 석유 파동이 계기가 돼 미국, 일본, 독일(당시 서독), 영국, 프랑스 5개국으로 출범한 후 75년 이탈리아, 76년 캐나다가 합류했다. 99년 러시아 추가로 G8이 됐으나 2014년 크림반도 합병 사태로 러시아가 퇴출되면서 G7으로 복귀했다.

G7은 회원국들이 돌아가며 의장국이 돼 매년 정상회의를 열어 국제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협력을 도모하고 있다. 정상회의가 열리면 의장국이 초청한 비회원국 정상들까지 참가해 다자나 양자 회담을 진행하는 등 국제 외교의 큰 장이 선다. 우리나라도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을 시작으로 G7 정상회의에 참관국 자격으로 몇 차례 참가한 바 있다.

G7은 회원국 면면에서 알 수 있듯 친서방 선진국들의 모임이다. 산업 구조가 고도로 발달했고 규모도 큰 경제대국들이고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3개국이 속해 있고 군사적으로도 강대국이 대부분이다. 유엔 등 국제기구와 달리 회의 결과에 대한 구속력이 없어 친교 모임 성격이 강하지만 G7 정상회의가 열리면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린다. 회원국은 국제사회의 흐름을 주도하는 선도국가의 징표라는 점에서 비회원국들에는 선망의 대상이기도 하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G7을 한국, 호주, 인도 등을 포함한 G10이나 G11로 확대하자고 운을 뗀 적이 있지만 회원국 다수의 반대로 흐지부지됐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 초청을 받아 참석했다가 귀국했다. 각국 정상들을 만나 활발한 활동을 펼쳤는데 여권에서 우리 외교의 위상을 높였다는 자평을 내놓았다.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의 “대한민국은 심리적 G8 국가 반열에 올랐다”는 논평이 특히 눈길을 끈다. G7이 한국을 포함해 G8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무산되자 혹시 ‘정신 승리’라도 해보자는 것은 아닌지.

라동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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