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문자폭탄 당원 첫 제명한 민주당, 강성 ‘개딸’과 결별해야

국민일보

[사설] 문자폭탄 당원 첫 제명한 민주당, 강성 ‘개딸’과 결별해야

입력 2023-05-24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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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소속 국회의원에게 욕설 및 저주 등의 내용이 담긴 문자를 지속적으로 보낸 당원을 처음으로 제명했다. 출당 조치된 당원은 해당 의원과 그의 어머니에 대해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낙연 전 대표를 저주하는 문자를 연속해서 보냈다고 한다. 당과 소속 의원의 행태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의견을 개진해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은 당원에게 주어진 권리다. 하지만 상대를 지속적으로 모욕하고 근거 없이 비방하는 행위는 폭력이고 용납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당연한 결정이다. 입장이 다르다고 욕설과 저주, 협박성 문자를 보내는 것은 의원의 의정 활동을 방해하고 당내의 자유로운 의사소통과 민주적 의사 결정을 막는 해당 행위다.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정당이라면 이런 행태가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이재명 대표가 ‘문자 폭탄’ 내용을 보고받고 심각성을 인식해 제명을 지시했다고 하는데 이번 조치가 일회성에 그쳐서는 안 된다. 민주당은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 등 강성 지지자들이 비명계 의원들을 수시로 공격하며 당내 여론을 좌지우지하는 듯한 행태가 일상화됐는데 이번 징계를 당내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계기로 삼길 바란다. 이 대표는 당원 제명을 지시한 후 민주당 의원 전원이 모여 있는 텔레그램 방에 “허위사실 또는 당을 분열시키는 이러한 일들에 대해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글을 올렸는데 추후 행동으로 진정성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지만 집권을 목표로 하는 정당이라면 민심·상식과 보조를 맞춰야 한다. 목소리가 큰 강성 지지층에 휘둘려 민주적 가치와 상식, 중도층 민심을 거스른다면 국민 지지를 얻기 어렵다. 최근 당 원외지역위원장 50여명이 이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요구하고 강성 친명계 의원들도 주장하는 대의원제 폐지도 이런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강성 지지자들이 당원으로 대거 유입되기 쉬운 구조에서 대의원제를 폐지하면 당과 민심의 괴리가 더 커질 것이란 우려를 기우라고만 할 수 없다. 권리당원이 수도권·충청권·호남권에 집중돼 있어 민주당의 전국 정당화에 역행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지적도 새겨들어야 한다. 이 대표는 간담회에서 “국민과 당원의 상식적인 눈높이에서 결정하고 혁신해야 한다”고 했다. 선거는 당원만 하는 게 아니다. 당원만 아니라 국민도 함께 봐야 하는 이유다. 맹목적 지지층에 기대지 말고 국민 눈높이에 맞춰 당을 쇄신하고 개혁해야 민주당에 기회가 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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