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혼잡도 최악’ 김포공항역… 7월 대곡소사선 연결 ‘설상가상’

국민일보

[이슈플러스] ‘혼잡도 최악’ 김포공항역… 7월 대곡소사선 연결 ‘설상가상’

4개 노선 환승 현재도 포화 상태
강남 방향 출근 고양·부천 시민
9호선 급행 타려고 몰려들 가능성

입력 2023-05-24 20:52
23일 오전 출근시간대 서울 지하철 9호선 김포공항역에서 승객들이 급행열차에 탑승하기 어렵자 열차에 오르지 않고 승강장에서 대기하고 있다.

23일 오전 8시 김포공항역 지하 3층 강남으로 향하는 9호선 승강장에는 급행열차가 정차 중이었다. 8시 2분 맞은편 승강장에 인천공항에서 서울역 방향으로 향하는 공항철도 열차가 도착해 문을 열었다. 급행열차가 대기 중인 걸 본 승객들은 너나 할 것없이 전력질주를 시작했다. 이뿐 아니었다. 9호선과 공항철도 승강장 사이에 있는 에스컬레이터에서도 끊임없이 사람들이 내려와 급행열차를 향해 뛰었다. 이 에스컬레이터는 경전철 김포골드라인과 서울 지하철 5호선 환승통로로 이어진다. 오전 8시 급행열차를 타기 위해 공항철도, 김포골드라인, 5호선 승객들이 앞다퉈 뛰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열차 출발 1분전 이미 객차는 출입문까지 승객들이 꽉 들어찼다. 여기저기서 한숨소리가 들리는 순간 직원(커팅맨)이 뒤늦게 열차로 뛰어드는 승객들을 말리기 시작했다. 오전 8시 4분 이 급행열차는 고단한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을 가득 채운채 힘겹게 다음 역으로 출발했다.

곧이어 오전 8시 6분 같은 방향으로 가는 9호선 완행열차가 도착했다. 그런데 대부분 승객이 이를 타지 않고 다음 급행열차를 기다렸다. 완행열차는 여의도역까지 28분, 신논현역까지 49분이 걸린다. 급행열차보다 각각 9분, 16분 느리다. 9시 정도인 출근시간에 맞추기에 완행열차는 너무 아슬아슬했다. 김포에서 여의도로 출근하는 조모(28)씨는 “언제나 출근시간대는 김포공항역부터 꽉 차서 간다”며 “타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를 고려해도 5호선이나 9호선 완행열차보다는 빨라서 그냥 참고 탄다”고 말했다. 인천에서 여의도로 출근하는 A씨도 “대부분 사람이 급행을 타서 사람이 너무 많아 힘들다”며 “정말 증차가 시급하다. 급행이나 완행 비율이라도 조절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포공항역 지하2층 환승통로에 대곡소사선 출입구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지금도 벅찬 김포공항역인데 7월엔 새로운 철도 노선이 신설된다. 경기 고양·부천시를 남북으로 잇는 대곡소사선이다. 이 노선이 들어오면 이젠 고양·부천시민도 강남방향 출근을 위해 김포공항역으로 몰려들 가능성이 크다. 3호선을 타던 고양시민도, 여러차례 환승해야 했던 부천시민도 9호선만큼 강남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대곡소사선은 경기 부천시 소사역에서부터 부천종합운동장역, 원종동역, 김포공항역, 능곡역을 거쳐 고양시 대곡역까지 18.3㎞ 구간을 잇는다. 경기 안산시 원시역에서 소사역까지 개통된 서해선과 직결돼 서해선의 연장 노선으로도 볼 수 있다. 하반기에는 대곡역에서부터 경의중앙선 일산역까지 추가 연결될 예정이다.

대곡소사선이 개통되면 대곡역에서 김포공항역까지는 9분 정도 소요된다. 김포공항역에서 신논현역까지 급행으로 33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산 일대에서 강남까지 40여분 정도 걸리는 셈이다. 현재는 대곡역에서 신논현역까지는 1시간 정도 걸린다. 김포공항역에서 만난 B씨는 “과거에 일산에 살았던 적이 있는데 강남 일대까지 가려면 3호선을 타고 1시간 이상 걸렸다”며 “대곡소사선이 개통되면 강남 일대로 출퇴근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김포공항역을 이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부천시 일대에선 마곡지구로의 출퇴근도 편리해진다. 현재 소사역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마곡지구로 가려면 40~50여분이 필요하지만 대곡소사선과 9호선을 이용하면 15분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다.

문제는 김포공항역의 수용 능력이다. 김포공항역은 이미 공항철도·김포골드라인·5호선·9호선 이용객으로 포화상태다. 여기에 대곡소사선까지 연결되면 이젠 9호선 급행열차 시발점인 김포공항역에서도 몇 차례 열차를 떠나보낸 뒤에야 승차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김포골드라인 고촌~김포공항역 사이 혼잡도는 241%에 달한다. 공항철도 계양~김포공항역 최대 혼잡도도 181.5%(2021년)에 육박한다.

연이은 광역철도 연결로 김포공항역에서 9호선을 이용하는 승객 숫자도 급증하고 있다. 서울시 메트로 9호선에 따르면 김포골드라인 개통 이전인 2018년 김포공항역 9호선 승차인원은 환승유입 537만명을 포함해 889만명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1489만명(환승유입 1219만명)으로 67.5%나 늘어났다. 이렇다보니 9호선 급행열차 혼잡도도 악화일로다. 지난해 출근시간대(오전 7~9시) 기점역인 김포공항역에서부터 벌써 61~83% 혼잡도를 기록하고 있다. 출발역부터 반 이상 승객을 싣고 가면 불과 1~2 정거장만에 만차가 된다. 5호선의 서쪽 출발점인 방화역(4.7~6.0%), 7호선의 북쪽 출발점인 장암역(5.7~15.8%)과 비교해도 3.7~17.7배나 혼잡도가 높다.

서울시는 대곡소사선이 개통되면 혼잡도가 최대 20% 정도 추가 상승할 것으로 본다. 이렇게 되면 9호선 급행열차는 기점부터 혼잡도 100%인 상황이 된다. 김포공항역에서 근무하는 C씨는 “인력이 더 보강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와 유관기관은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대곡소사선 운영기관인 코레일은 개통 이후 역내 혼잡이 심화될 것에 대비해 안내요원을 주요 동선에 배치하고 안내표지 등을 설치할 예정이다. 서울시도 김포공항역을 중심으로 9호선 주요 급행역에 안전 인력을 보강할 계획이다. 고육지책으로 열차 정비 등을 대비해 남겨놓은 예비열차 투입도 검토하고 있다.

내년 초 증편 예정이던 9호선 6량 열차 8편성 가운데 3~4편성을 올해 말 우선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도 대곡소사선 개통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다. 시는 혼잡도 추이를 살펴보면서 연말 신규 열차가 도입될 때 현재 1대1 수준인 급행열차와 완행열차 간 비율 재조정도 검토할 방침이다.

글·사진=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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