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로 쫙 갈라진 목회자… “난 중도층” 일반인의 절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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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쫙 갈라진 목회자… “난 중도층” 일반인의 절반

목회데이터연구소·한목협 조사
일반 국민 비해 정치색 짙어
50대 이상 담임목사 “중도” 21%
3040 부목사 응답도 32% 그쳐

입력 2023-05-25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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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목회자들이 일반 국민에 비해 정치적 색채가 짙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개신교인이 일반 국민보다 더 보수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 3명 중 2명은 국민들의 정치적 입장 차가 커서 우리 사회가 불안하고 위험한 수준이라고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목회데이터연구소와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의(한목협)가 발표한 ‘2023년 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신앙의식 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50대 이상 담임목사 2명 가운데 1명 이상(51%)은 자신의 정치 성향을 ‘보수’라고 답했다. ‘진보’를 택한 응답자는 28%였다. ‘중도’라고 답한 비율은 21%로 가장 낮았다. 일반 국민이 중도를 택한 비율(40%)의 절반 수준이다.

비교적 젊은 층으로 꼽히는 30,40대 부목사의 경우 응답자 37%가 보수라고 답했고 31%는 진보를 택했다. 중도라고 답한 응답자는 32%였다. 같은 연령대의 일반 국민은 보수와 진보가 20%와 23%였다. 중도는 57%에 달했다. 담임목사를 비롯해 부목사 모두 ‘나는 중도’라고 택한 비율이 일반 국민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설문 대상을 개신교인 전체로 확대해도 중도를 택한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일반 국민의 절반 정도(49%)는 중도를 선택했지만 개신교인의 경우 38%였다.

문제는 국민 대다수(87%)가 이념갈등이 심각하다고 우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10명 가운데 6명은 정치 시위 참여자에 반감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일부 목회자를 주축으로 한 시위대가 반기독교 정서를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과 무관치 않은 통계다.

성경에 등장하는 예수 그리스도는 보수였을까, 진보였을까. 복음주의 신학자이자 목회자인 존 스토트 목사는 자신의 저서 ‘균형 잡힌 기독교’에서 “예수는 보수주의자면서 동시에 진보주의자였다. 그는 성경의 신적 권위에 순종하지 않는 유대 지도자들을 질타했다. 그러면서도 사회의 인습을 폐지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멸시 받던 계층에 관심 갖고 그들과 함께했다”고 말했다. 이념적 유연성을 강조한 것이다.

목사 역시 정치적 의견을 낼 수 있다. 누구든 보수·진보를 선택할 자유가 있다. 다만 진영논리는 답이 될 수 없다. 성경은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라”(잠 4:27)고 말한다.

정종훈 연세대 교수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성경을 보수주의자를 위한 성경이나 진보주의자를 위한 성경으로 둔갑시켜선 안 된다”며 “성경은 보수와 진보의 가치를 모두 담고 있다. 목회자는 정치적 보수라도 진보적인 가치를 전해야 하고 진보라 할지라도 보수적 가치를 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목회자는 날마다 말씀을 바탕으로 자신의 입장을 교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성 기자 sa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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