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통계 없는 ‘14억 인구’ 인도… “정책 결정, 추측에 의존”

국민일보

인구통계 없는 ‘14억 인구’ 인도… “정책 결정, 추측에 의존”

SCMP “13년째 인구조사 없어”
인구·경제 정책 눈 가리고 결정

입력 2023-05-26 04:05
인도 여성 레슬링 선수 지지자들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뉴델리의 한 거리에서 미성년자 선수들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브리즈 부샨 샤란 싱 인도 레슬링 연맹 회장에 항의해 시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14억 인구 대국’ 인도가 수년째 인구조사도 없이 추측에 의존해 각종 인구·경제 관련 정책을 결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4일(현지시간) 인도 정부가 2020년 코로나19 발생 이후 인구조사를 중단한 뒤 아직까지 재개하지 않아 인구 규모와 빈곤층 수가 집계되고 있지 않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사회·경제 동향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프로납 센 전 인도 국가통계위원회 위원장은 “인구조사는 매우 중요하다”며 “계획을 세우기 위해선 국가 기본 데이터가 필요하며, 추정 기간이 길어질수록 정확도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앞서 유엔은 2011년 실시된 마지막 인구조사 수치를 근거로 인도 인구가 올해 중반 14억2860만명을 기록해 중국(14억2570만명)을 추월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인도 정부는 자체적으로 조사한 수치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데이터 웹사이트 ‘인디아스펜드’는 현재 존재하는 최소 5개의 추정치에 따르면 빈곤층이 인구의 최소 2.5%에서 최대 29.5%까지일 것이라고 전했다. 경제학자들은 인도 경제의 건전성을 자동차 판매나 기업 수익, 전력 생산량 같은 데이터로 추정하고 있다.

뉴델리의 싱크탱크 ‘연구정책 분석센터’ 하리쉬 다모다란 객원연구원은 “우리는 보통 인도인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며 “최신 데이터가 없다면 정책 결정은 추측으로 이뤄진다”고 우려했다.

인도에서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는 수백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SCMP는 “코로나가 경제를 침체시키고 수백만명을 빈곤층으로 내몰았으며, 수많은 도시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고 지방으로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인구조사가 이른 시일 내 시행될 수 있을지조차 미지수다. 정치학자인 파사 벤카테슈와 라오는 신문과의 접촉에서 “2024년 총선이 끝난 후에야 인구조사가 이뤄질 게 분명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인도 야당 정치인들은 정부가 실업률과 소득 관련 조사 결과가 정치적 쟁점이 될 것을 우려해 의도적으로 시기를 늦추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