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소원대로 죽어줄게”… 천안서 학폭 피해 고교생 사망

국민일보

“너희 소원대로 죽어줄게”… 천안서 학폭 피해 고교생 사망

가방에서 유서·피해 수첩 발견
유족 “학폭위 개최 부탁했지만
학교가 1주일간 손놓고 있었다”

입력 2023-05-26 04:08

충남 천안의 한 고등학교에서 한 학생이 학교폭력을 견디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5일 고 김상연(18) 군 유가족 등에 따르면 김군은 지난 11일 오후 7시15분쯤 천안시 동남구 자택 자신의 방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시간40여분 뒤 결국 숨졌다.

김군 가방에서는 유서와 함께 3년간의 학교폭력 피해가 적힌 수첩이 발견됐다. 김군은 유서에 ‘학교폭력을 당해 보니 왜 아무한테도 얘기할 수 없는지 알 것 같다. 너희들 소원대로 죽어줄게’라고 적었다. 따돌림이 심했던 2학년 때는 김군이 한 차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려 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지난달 말 김군이 어머니에게 학교폭력 피해를 호소하자, 부모는 지난 4일 담임교사에게 전화를 걸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를 열어달라고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김군의 아버지는 “학교에서는 ‘학폭이 없었다’고만 하며 아이 상담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1주일간 손을 놓고 있었다”면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를 요청했을 때 대처했다면 상연이가 이렇게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A교장은 “김군 사망 이후 내부적으로 조사를 했지만, 담임교사 등은 학폭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고 학폭심의위원회 요청 또한 듣지 못했다고 한다”며 “김군의 학교생활 어디에도 학폭 피해를 의심할 만한 정황이 없었다”고 말했다. 김군이 숨진 다음 날인 지난 12일 김군 부모는 학교폭력 가해자로 수첩에 명시돼 있는 학생 7명과 3학년 담임교사를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김군의 스마트폰과 노트 등을 토대로 학교폭력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천안=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