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선배 발자취 따라… 전국 선교지, 순례길로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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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선배 발자취 따라… 전국 선교지, 순례길로 잇는다

사단법인 ‘한국순례길’ 출범
선교사의 삶·선교지 재조명 통해
선교 유적지 잇는 순례길 조성

입력 2023-05-29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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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선교 역사 문화지역을 발굴하는 ㈔한국순례길이 출범했다. 대구 청라언덕의 대구제일교회와 선교사 주택 전경. 한국순례길 제공

대구 중구에는 ‘몽마르트르’로 불리는 청라언덕이 있다. 130여년 전 대구에 자리 잡은 미국 선교사들의 발자취가 그대로 남아있는 곳으로 블레어 스윗즈 챔니스 선교사 주택 3채가 모여 있다. 선교사들은 이곳에서 교회 학교 병원을 시작하며 대구 근대문화의 초석을 놓았다. 푸른 담쟁이를 뜻하는 청라(靑蘿)란 말 그대로 담쟁이덩굴을 가장 먼저 심고 붉은 벽돌로 건물을 올리며 청교도 정신을 이어갔다.

강원도 고성 화진포의 성. 국민일보DB

강원도 고성은 국내 첫 크리스마스실을 발행하는 등 결핵 치료와 퇴치에 앞장선 셔우드 홀(1893~1991) 선교사 가족의 이야기가 있는 곳이다. 1893년 서울에서 아버지인 윌리엄 제임스 홀, 어머니인 로제타 셔우드 홀 선교사 부부 사이에 태어난 그는 1928년 ‘결핵 환자의 위생학교’라는 이름의 결핵 요양소를 세웠다. 1938년 고성에 ‘화진포의 성’을 건립해 선교사 휴양소로 활용했다.

전남 순천과 여수에도 선교사들이 복음 전파를 위해 세운 병원 학교 등 선교기지들이 있다. 순천에는 미 남장로교 의료선교사인 존 알렉산더의 후원으로 1916년 개원한 현대식 종합병원인 안력산병원이 있다. 여수에는 손양원 목사의 순교 정신이 깃든 애양원이 있다.

전남 신안 '베드로의 집'. 국민일보DB

전남 신안 증도면은 한국교회 최초의 여성 순교자인 문준경 전도사와 관련된 역사문화 자원을 보유한다. 인근의 기점도와 소악도에 있는 ‘12사도 순례길’은 2019년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에 착안해 조성됐다.

㈔한국순례길(이사장 박상은)은 이들 장소처럼 한국 전역에 있는 선교 문화의 장소를 찾아 선교사의 삶을 돌아보고 선교지를 재조명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 26일 서울 중구 영락교회 50주년기념관에서 출범식을 갖고 기독교 근대문화 유적지를 알리는 사역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한국순례길 상임이사인 임병진 신안 소악교회 목사는 사단법인의 출범 경과를 보고했다. 시작은 2021년 7월 이사장인 박상은 샘병원 미션원장이 소악도 12사도 순례길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사단법인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게 됐다. 임 목사는 “130여년 전 외국 선교사들로 인해 대한민국이 근대화를 이룰 수 있었다”며 “특히 선교사들이 세운 기독교병원 관계자, 기독 의료인, 기독 교수들이 주축으로 이사진을 구성해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순례길 이사인 김운성 영락교회 목사는 감사예배에서 ‘길을 걷게 하시는 하나님’(신 8:2~3)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김 목사는 “영적인 순례는 주님과 동행하는 축복의 길이다. 전국 순례길을 통해 많은 이들이 하나님을 만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28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선교 기지의 5대 요소는 교회 학교 병원 공동체 묘지인데 이곳들이 있는 전국 지역을 중심으로 순례길을 조성할 예정”이라며 “믿음의 선배들의 순수한 신앙과 열정을 본받아 신앙고백을 할 수 있는 장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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