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예배 365-6월 5일] 우리 속의 군대 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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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예배 365-6월 5일] 우리 속의 군대 귀신

입력 2023-06-05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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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송 : ‘내 주는 강한 성이요’ 585장(통 384)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마가복음 5장 1~13절


말씀 : 예수님은 수많은 귀신을 쫓아냈습니다. 그중에서도 군대 귀신은 좀 특이합니다. 제법 이름까지 갖고 있고, 예수님과 협상을 벌이기도 합니다. 예수님이 귀신에게 이름을 물으니까 ‘군대’라고 대답합니다. 헬라어로는 ‘레기온’입니다.

레기온은 로마군에서 가장 큰 군대 단위입니다. 로마군은 가장 밑에 60~100명으로 구성된 백인대가 있습니다. 백인대의 지휘관이 바로 성경에 나오는 백부장입니다. 그다음에 6개의 백인대가 합쳐져서 600명의 코호트를 구성합니다. 맨 꼭대기에는 10개의 코호트가 합쳐져서 6000명의 레기온이 이루어집니다.

숱한 귀신 중에서 하필이면 로마군대 귀신이 그 사람에게 붙었을까요. 어떤 분들은 군대 귀신을 몰아낸 것을 예수님이 로마 제국에 대항한 것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저는 한 걸음 더 나아가서 그것은 식민지 백성의 내면을 드러내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무당들이 굿을 할 때 차려입는 복장을 살펴보면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전립을 쓰고 쾌자를 입는데 이것은 조선 시대 무관(武官)의 복장입니다. 전립은 무인들이 전쟁 때 쓰던 모자이고, 쾌자는 무인들이 입던 겉옷입니다. 왜 무당들이 군인 차림새를 하는 것일까요.

백성들은 자기들을 혹독하게 괴롭히는 관리들을 지독하게 미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자기도 그런 관리가 되어서 한번 호령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습니다. 더군다나 무관은 힘이 있는 관리니까요. 백성들의 그런 뒤틀린 욕망을 무당이 대리만족시켜 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무엇을 사랑하면 거기에 걸맞은 귀신이 붙는 법입니다. 돈을 사랑하면 돈 귀신이 붙고 음란에 빠지면 음란 귀신이 붙습니다. 군대 귀신이 붙은 사람은 로마군대를 죽도록 미워하면서도 또 마음 한편에 그런 로마군인이 되고 싶은 생각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로마군대의 귀신이 달라붙은 것이지요. 미워하면서 닮고 싶은 이중적인 사고방식, 식민지 백성의 슬픈 자화상입니다.

프란츠 파농은 흑인들이 자기네를 식민지로 삼은 백인들을 닮고 싶어하는 심리를 ‘검은 피부 흰 가면’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일본을 미워하면서도 은근히 일본 제품을 좋아하는 사람들, 미국의 간섭과 횡포에 분개하면서도 일상대화에서 영어를 남발하는 지식인들에게서도 그런 모순된 심리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 시대의 철학자 김상봉은 이를 ‘우리 속의 성조기’라고 갈파했습니다. 우리 내면에 숨어 있는 군대 귀신을 먼저 몰아내야 합니다.

예수님이 쫓아낸 군대 귀신은 근처에 있던 2000마리 돼지 속으로 들어갔고, 돼지들은 낭떠러지로 내리달아 바다에 빠져 죽었습니다. 우리나라 대전 유성 어딘가에 ‘도야지둥그러죽은골’이라는 땅이름이 있다고 합니다. 그곳의 도야지(돼지)들은 왜 둥그러(뒹굴어) 죽었을까요. 그런 골짜기가 거기뿐인가요.

기도 : 하나님, 우리의 심령을 짓누르는 어둠의 세력들을 물리쳐 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오종윤 군산 대은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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