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자리 찾은 국가보훈부, 국민 통합에 큰 역할 해주길

국민일보

[사설] 제자리 찾은 국가보훈부, 국민 통합에 큰 역할 해주길

입력 2023-06-06 04:05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5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가보훈부 출범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961년 군사원호청이란 이름으로 문을 연 지 62년 만에 부(部)로 승격한 국가보훈부가 5일 현판식을 열고 공식 출범했다. 나라를 지키려 희생한 이들을 기리는 보훈 기구는 한국 정부에서 유독 잦은 부침을 겪었다. 1985년 장관급 국가보훈처로 격상됐다가 김대중정부에서 차관급으로 낮아졌고, 노무현정부에서 장관급, 이명박정부에서 차관급, 문재인정부에서 다시 장관급으로 위상이 바뀌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위상이 급변했다는 사실은 지난 60여년간 보훈 기능이 국가의 근간에 자리 잡지 못했음을 뜻한다. 보훈부 승격은 그간의 혼선을 불가역적으로 바로잡는 조치였다. 국무회의 의결권과 독자적 부령권 등이 주어져 권한과 기능이 대폭 강화됐다.

늦게나마 제자리를 찾은 보훈부의 당면 과제는 보훈 서비스의 질적 변화를 이루고 국민의 체감과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영웅을 기리지 않으면 미래의 영웅이 나오지 않는다. 나라를 위해 헌신한 이들을 제대로 대우하고, 그것이 하나의 문화로 뿌리내리도록 가꿔갈 책임이 보훈부에 있다. 미사여구로 예우가 갖춰질 리 없다. 마침 보훈부가 ‘경제적 보훈 안전망’을 5대 중점 과제 중 하나로 설정했다. 국가 유공자와 유가족의 현실적 어려움을 보듬어줄 다양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충분한 재정적 뒷받침 속에 시행해가야 할 것이다. 전국 국립묘지의 관리와 운영도 보훈부로 이관된다. 특히 서울현충원은 우리나라 보훈 문화를 상징하는 공간이다. 일상 속에서 보훈의 가치를 체감할 수 있도록 일반 국민과의 거리를 좁혀가는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

우리는 분열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 정치적, 사회적 양극화의 극심한 갈등 속에서 국론을 모으는 일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보훈은 계층과 이념의 간극을 넘어 국민이 하나 될 수 있는 몇 안 되는 가치다.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국민 통합의 지난한 여정에 보훈부가 충분한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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