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당, 인사 참사 경위 밝히고 막말 수석대변인은 사퇴하라

국민일보

[사설] 민주당, 인사 참사 경위 밝히고 막말 수석대변인은 사퇴하라

혁신위원장 졸속·부실 인선 파동 위기 더 키워…
진정성 있게 사태 수습하고 성역 없는 혁신 추진해야

입력 2023-06-07 04:01
권칠승(왼쪽 사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과 이래경 더불어민주당 전 혁신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이래경 혁신위원장이 과거 ‘천안함 자폭’발언 파동 등으로 자진 사퇴했지만 후폭풍이 거세다. 당의 위기를 타개하고자 꺼내든 혁신위 카드가 출범하기도 전에 빛이 바랬고 당이 더 궁지에 몰리는 상황이 되자 당내에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이재명 대표 사퇴론까지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번 인선은 졸속·부실에 의한 인사 참사라 해도 민주당은 할 말이 없을 게다. 임명 과정은 납득하기 어려운 지점이 한두 곳이 아니다. 전권을 쥐고 당의 혁신을 주도할 혁신기구의 수장을 선임하는 중대한 일인데 당내 공론화 과정은 부실하기 짝이 없었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들에게도 임명 전날에야 내정 사실을 알렸다고 한다. 인사 보안의 필요성을 고려하더라도 지나칠 정도로 ‘깜깜이’였다. 이러니 검증이 제대로 됐을 리가 없다. 과거 발언이나 SNS 글 검색 등 기초적인 검증조차도 소홀히 하는 바람에 결국 임명 9시간 만에 자진 사퇴라는 참사로 이어졌다.

이 전 위원장이 혁신위원장으로 적절했는지도 의문이다. 그는 2019년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자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대책위원회’ 구성을 제안하고 이 대표를 적극 옹호했었다. 이런 인물이 이 대표 체제 민주당의 실상과 한계를 편견 없이 들여다보고 제대로 된 혁신안을 내놓을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혁신위가 현 지도부 위기를 회피하기 위한 모면책일 수도 있다”는 이상민 의원의 지적이 과해 보이지 않는다.

이번 일로 이 대표의 리더십은 큰 타격을 입었다. 이대로라면 이 대표는 물론이고 민주당도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지도부나 특정 정파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행태에서 벗어나 당을 제대로 혁신하는 것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을 것이다. 지금 민주당 위기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수사, 김남국 의원의 코인 투자 의혹 등으로 인한 도덕성 부재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 대표를 포함해 그 누구도 당 혁신 대상의 성역이 돼선 안 된다. 이 대표 지도체제를 유지·강화하는 데 급급했다가는 위기 극복은 점점 더 멀어지게 될 것이다. 민주당이 혁신을 얘기하려면 이번 인사 파동을 진정성을 갖고 수습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 전 위원장 추천·검증 과정을 소상히 밝히고 인사 실패 원인을 제공한 이들에게 합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 전 위원장 인선에 반발한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에게 수석대변인인 권칠승 의원이 “무슨 낯짝으로” “부하들 다 죽이고 어이가 없다. 함장은 배에서 내리면 안 된다”는 등의 막말을 쏟아낸 것도 경악할 일이다. 권 의원은 수석대변인직에서 당장 사퇴해야 할 것이다.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