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과외 앱에서 만난 또래 20대 여성을 살인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정유정(23)의 사이코패스 지수가 ‘연쇄살인마’ 강호순(27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정씨를 상대로 한 경찰의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 결과 사이코패스 지수가 28점대인 것으로 7일 알려졌다.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는 총 20개 문항으로 40점 만점이다. 한국은 통상 25점 이상, 미국은 30점 이상일 때 사이코패스로 간주한다. 일반인은 15점 안팎의 점수가 나온다.
강씨는 2006∼2008년 경기도 서남부지역 등에서 여성 8명을 납치·살해하고 자신의 장모와 전처를 방화 살해해 사형 선고를 받은 인물이다. 그는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에서 27점을 받았다. 우리나라 주요 범죄자의 사이코패스 지수는 연쇄살인범인 유영철 38점, 아동성범죄자 조두순 29점, ‘어금니 아빠’ 이영학 25점 등이다.
경찰은 정씨가 범행을 자백했지만 여전히 범행 동기가 명확하지 않다고 보고 보강수사 차원에서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를 진행했다. 사이코패스 진단은 이런 점수 외에 대상자의 과거 행적과 성장 과정, 정신건강의학과 진단, 과거 범법 행위 등의 자료와 프로파일러 면접 결과 등을 근거로 임상 전문가가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다만 사이코패스 진단 결과는 유무죄 및 양형 요소에 반영되지 않는다.
경찰은 정씨가 시신 유기 이후 택시기사의 신고로 긴급체포되지 않았다면 연쇄살인을 벌였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주 중 검찰에 최종보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조원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