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문재인정부 통계 조작했다’는 감사원 발표

국민일보

[사설] ‘문재인정부 통계 조작했다’는 감사원 발표

前정부 고위직 무더기 수사 요청… 검찰, 의혹의 실체적 진실 밝혀내야

입력 2023-09-16 04:01
연합뉴스

감사원이 지난해 9월부터 진행한 문재인정부의 국가통계 조작 의혹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정부 때 청와대, 국토교통부가 통계청과 한국부동산원에 지시해 주택·가계소득·고용 등 주요 국가 통계를 조작하도록 했다는 내용이다. 감사원은 이에 따라 당시 청와대와 정부 고위직에 있었던 22명에 대해 통계법 위반,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요청하고 범죄 혐의가 의심되는 7명에 대해서도 수사 참고자료를 송부했다고 밝혔다. 수사 요청 대상에는 장하성·김수현·김상조·이호승 전 청와대 정책실장, 홍장표 전 경제수석,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 강신욱 전 통계청장 등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

감사원이 발표한 내용은 충격적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청와대와 국토부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최소 94회 이상 한국부동산원 통계 작성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부동산 대책의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관련 통계 수치를 조작하게 했다. 청와대 정책실은 한국부동산원에 1주일마다 나오는 집값 확정치를 공표하기 전에 주중치와 속보치도 보고하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집값 변동률 주중치가 전주보다 높게 나오면 현장점검을 지시하거나 세부 근거를 내라고 요구했고 서울 매매 가격이 다시 상승한 2019년 6월 이후에는 국토부가 한국부동산원 원장의 사퇴를 종용하거나 조직과 예산을 날려버리겠다며 더 강하게 압박했다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이 2019년 2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총 70주간은 조사 없이 임의 예측치를 주중치로 만들어 보고했다고 하니 사실이라면 기가 막힐 노릇이다. 감사원은 또 청와대가 비정규직 등 고용 관련 통계 발표에 개입했고 통계청은 가계소득·분배 관련 통계가 악화된 것으로 나오자 조작했다고 밝혔다.

정부 통계는 정책을 추진하고 검증하는 데 활용되는 가장 기초적인 자료이다. 통계가 정확해야 현실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고 정확한 정책 수립이 가능하다. 정권에 유불리를 따져 통계를 입맛대로 조작했다면 국가와 국정의 근간을 흔든 중대 범죄다.혐의가 확인되면 가담자들을 엄단해야 마땅하다. 문재인정부 출신 인사들이 주축인 포럼 사의재는 감사원 감사 결과를 조목조목 반박하는 입장문을 냈다. “사실관계를 왜곡해서 부풀리고, 증거와 진술을 악의적으로 취사선택해 범죄를 만들어낸 현 정부의 감사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엄정한 수사를 통해 의혹의 실체를 밝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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