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이동원 (2) 간섭 없는 삶 원했던 성장기, 복음 통해 하나님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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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의 열매] 이동원 (2) 간섭 없는 삶 원했던 성장기, 복음 통해 하나님 만나다

큰 빚을 지고 도망 다니던 부친 찾으려고
채권자들 몰려와 닦달하는 상황 겪으며
법조인으로 사는 삶을 꿈꾸었지만 실패

입력 2023-09-19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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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원(왼쪽) 목사가 1963년 경복고 졸업 기념으로 첫 번째 남동생인 이동형 장로와 사진을 찍었다.

요즘 유행하는 성격유형 검사 ‘MBTI’를 하면 활동가(ENFP) 유형으로 나온다. 하지만 나는 외향성(E)과 내향성(I)의 거의 중간에서 약간 외향형에 치우친다. 외부 활동을 하다가도 금방 집의 조용한 평화 분위기로 후퇴하고 싶은 사람이다. 하지만 세상 밖 소식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오래 있지 못하고 다시 밖을 기웃거리게 되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기질로 따지면 전형적 다혈질에 점액질이 혼재된 것으로 나타난다. 행복한 흥분을 추구하면서도 그에 못지않게 ‘조용한 평화’를 갈망하는 사람이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은 갈등이다. 그래서 갈등과 관련해 누군가와의 추억이 별로 없다. 이런 내 모습이 지금까지 인생과 목회를 만들어오지 않았나 싶다.

나는 누군가에게 간섭받는 삶을 살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폐를 끼치거나 부담이 되고 싶지도 않았다. 성장기에 내게 주어진 가장 큰 부담은 부모님이 경제적으로 극한 상황에 몰려 빚을 지고 아버지가 도피하신 일이었다.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까지 부친의 채권자들이 찾아와 “아버지가 계신 곳을 알려달라”며 닦달한 상황은 청소년기 시절 최대의 상처였다. 당시엔 정말 죽고 싶었지만 죽을 용기도 없었다. 돌이켜 보면 자식들의 생존을 해결하기 위해 친지들에게 적지 않은 빚을 얻어 자식들을 먹이고 공부시키던 어머님의 재주를 비난할 용기도 없다.

나는 세상에 복수하고 판단 받는 대신 남을 판단하는 자리에 서고자 법조인이 되고 싶었다. 그러나 가정교사로 일하면서 남은 시간 동안 입시를 준비해 법과대에 입학하려던 꿈은 실패로 돌아갔다. 1년간 재수하려고 고향 수원으로 돌아갔다. 낮의 무료함을 달래려던 차에 김장환 수원중앙침례교회 원로목사님과 인연을 갖게 됐다.

당시 미국에서 신학 공부를 하시고 미국인과 결혼해 한국에 귀국한 김장환 목사님이 함께 내한한 친구 선교사님들과 영어를 가르치던 라이프 클럽(Life Club)과 10대 청소년 모임인 십대선교회(YFC)에 출석하게 됐다. 나는 아직 기독교의 복음을 이해하지 못한 채 서구적 분위기에 적응하며 복음에 대한 호기심을 키웠다. 그러면서 성경을 읽고 공부하기 시작했다. 처음에 나는 기독교는 도덕이나 윤리 그 이상이 아닐 것으로 생각했다.

“내가 하나님의 은혜를 폐하지 아니하노니 만일 의롭게 되는 것이 율법으로 말미암으면 그리스도께서 헛되이 죽으셨느니라.”(갈 2:21) 그해 가을 이 말씀을 통해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났다. 며칠간 이 말씀과 씨름한 것 같다. 나의 어떤 도덕적 행위로도 하나님 앞에 의로워질 수 없다는 것(나는 이미 율법을 깨트린 죄인이라는 것), 그래서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라는 구원자를 보내시고 그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로만 용서와 구원을 얻을 수 있다는 복음이 ‘나의 복음’이 되었다. 회심한 날, 구원을 얻은 날, 거듭남을 확신한 날이었다. 내가 머리를 이고 있는 하늘과 땅이 모두 새롭게 보였다.

정리=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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