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병원행 이재명 대표, 약속한 대로 영장 심사 받아들이길

국민일보

[사설] 병원행 이재명 대표, 약속한 대로 영장 심사 받아들이길

입력 2023-09-19 04:01
단식 중 건강 악화를 이유로 18일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같은 날 타병원 이송을 위해 응급차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이 18일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쌍방울 그룹 대북송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2월 위례·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등으로 청구된 영장이 국회 체포동의안 부결로 자동 기각된 지 7개월 만이다. 이 대표가 단식 19일째인 이날 새벽 건강이 악화돼 병원으로 이송됐는데도 영장을 청구한 것을 두고 민주당 쪽에서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는데 여론이 얼마나 공감할지 모르겠다. 영장 청구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단식에 돌입해 지금의 상황을 만든 일차적 책임은 이 대표에게 있다.

검찰은 이 대표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뇌물, 위증교사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성남시장 때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공모해 백현동 아파트 건설 과정에서 민간업자에게 특혜를 몰아줘 성남도시개발공사에 200억원의 손해를 끼쳤다는 것이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공모해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에게 북한에 자신의 방북 비용 등 총 800만 달러를 대납하도록 했고 검사 사칭 사건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허위 증언을 해달라고 요구했다는 혐의도 추가됐다.

검찰의 주장이 사실인지 여부는 재판에서 가려질 것이다. 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하는 것도 법원(영장전담 판사)의 몫이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회피하는 것은 사법적 특권을 행사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이 대표와 민주당은 과잉 수사, 표적 수사라고 주장해 왔는데 그건 그것대로 진상을 가려 책임을 따질 일이지 이번 사건의 사법 절차 진행을 거부하는 명분이 될 수는 없다. 영장 심사에서 검찰의 주장과 구속영장의 부당성 여부를 다퉈 법원의 판단을 구하는 게 정도(正道)다.

이 대표는 지난 6월 국회 연설에서 천명한 불체포 특권 포기 약속을 지켜야 할 것이다. 오는 20일 국회 본회의에 체포동의안이 보고돼 21일이나 25일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데 약속 이행에 부합되는 역할을 기대한다. 이번에도 부결된다면 민주당은 ‘방탄 정당’이란 프레임에 계속 발목이 잡혀 168석에도 원내 제1당의 존재감을 발휘하기 어려울 뿐더러 중도층의 이반을 부를 가능성이 높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여야 대치 국면에 기름을 부어 21대 마지막 정기국회에도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결자해지하는 게 제1야당 대표로서 당당하게 정치적 책임을 지는 일이고 당도 사는 길이라는 걸 이 대표도, 민주당도 유념하길 바란다.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