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일자리, 빈곤층보다 여유있는 신규 노년층에 초점

국민일보

노인 일자리, 빈곤층보다 여유있는 신규 노년층에 초점

55~64세 고학력·사무직 비율 높아
이들 역량 살릴 ‘민간형’ 대폭 늘리고
소득 지원용 ‘공익형’ 비중은 줄여가

입력 2023-09-19 04:06
서울 성동구 언더스탠드 에비뉴 중앙광장에 18일 마련된 ‘2023 노인일자리 주간’ 현장 국민참여관에서 한 노인이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노인 일자리 사업을 선보이는 국민참여관 프로그램은 19일까지 진행된다. 최현규 기자

조만간 노인으로 편입되는 55~64세 인구의 경제·사회적 여건은 기존 노인층(65세 이상)보다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55~64세 인구를 겨냥해 정부는 민간·사회서비스형 노인 일자리를 대폭 늘릴 계획이다. 하지만 심각한 노인 빈곤 문제를 감안하면 소득 지원 성격을 띤 공익활동형 일자리 비중 확대가 더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국민일보가 통계청의 2023년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세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55~59세 ‘예비 노인’의 27.2%는 4년제 대학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8.7%가 4년제 대학·대학원을 졸업한 75~79세 인구의 3배를 웃돈 비율이다. 베이비부머 세대인 60~64세의 경우 19.6%가 4년제 대학 이상의 학력인 것으로 집계됐다.

청장년 시기에 종사한 직업의 질도 향상됐다. 올해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55~59세 인구(최장 근속 일자리를 그만둔 경우)의 35.3%는 관리자·전문직·사무직 출신으로 분석됐다. 10년 전인 2013년에는 55~59세 응답자 23.5%가 ‘화이트 칼라’ 직종이었다. 자산 축적 상태도 양호한 편이었다.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 세부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55~59세 가구주 가구의 45.5%는 자산 상위 40% 이내에 속했다. 반면 75~79세 가구주 가구 중에서는 상위 40% 이내 가구가 26.3%에 그쳤다.


문제는 정부의 대책이 신규 노년층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기획재정부는 내년 노인 일자리를 올해보다 14만7000개 많은 103만개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공익형 일자리는 4만6000개 늘리고, 일정 수준의 업무 역량이 필요한 민간형 일자리를 10만1000개 늘린다는 계획이다.

공익형 일자리 수는 2027년 70만개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노인 인구 수는 올해 950만명에서 2027년 1167만명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이 통계를 고려하면 올해 기준 노인 인구의 6.4%에 해당하는 공익형 일자리 비중은 2027년 6.0%까지 떨어진다.

더욱이 노인 빈곤은 심각한 수준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한국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은 40.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상당수 노인이 근로소득에 의존해 생계를 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남기철 동덕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공익형 노인 일자리 확대는 노인 빈곤 대응을 위한 기본 전제로 두고 다른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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