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엔 한우, 올해는 와인… 3명 중 2명 추석선물 액수 줄였다

국민일보

작년엔 한우, 올해는 와인… 3명 중 2명 추석선물 액수 줄였다

고물가에 저렴한 품목으로 대체
‘중간 가격대 선물’ 지난해보다 급감
‘10만∼30만원’ 30%로 2배가량 늘어

입력 2023-09-19 04:07
장을 보러 나온 어르신이 18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종합시장에 있는 한 과일 매장 앞을 지나가고 있다. 서울시는 이날부터 10월 1일까지 서울시내 106개 전통시장에서 농수축산물을 5~30% 할인 판매하는 ‘추석 명절 특별이벤트’를 진행한다. 뉴시스

개인사업을 하는 박모(54)씨는 고민 끝에 올 추석 거래처에 보낼 선물로 와인을 골랐다. 박씨는 “그동안 중요한 거래처엔 과일이나 한우 선물세트를 보냈었는데 (신선식품) 물가가 너무 올라서 품목을 바꿨다”며 “그동안 선물했었던 만큼 과일이나 한우를 고르자니 비용이 커지거나 선물이 초라해져서 가격 변동이 크지 않은 와인을 골랐다”고 말했다.

고물가·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박씨처럼 추석 선물의 가격을 낮추거나 품목을 바꾸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롯데멤버스는 지난달 25~30일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물가 상승이 이번 명절 선물 금액에 영향을 끼쳤다”는 응답이 68.5%로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성인 3명 중 2명꼴로 물가 부담이 추석 선물의 예산이나 품목, 선물을 전달하는 대상 등에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한 셈이다. 박씨처럼 예산에 맞춰 선물의 종류를 바꾸거나(품목 변동·54.0%), 예년보다 적은 사람에게 선물을 보내는 등(대상 변동·44.0%)으로 조정한 사례도 적잖았다.

보험설계사로 일하는 정모(59)씨도 추석 선물을 저렴한 품목으로 바꿨다. 정씨는 “매년 명절마다 2만원대 햄이나 참치 세트를 고객들 선물로 준비했었는데 올해는 1만원대 김이나 식용유 세트로 품목을 바꿨다”고 말했다. 일반 가정도 마찬가지다. 주부 강모(41)씨는 “예전엔 5만원 정도면 살림하는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LA갈비 기획세트를 보낼 수 있었는데 요즘엔 어림도 없더라”면서 “5만원 선에서 고를 수 있는 과일 세트를 추석 선물로 준비했다”고 했다.

롯데멤버스 조사를 살펴보면 올해 추석 선물 가격대는 지난해보다 양극화 양상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중간 가격대인 3만~10만원 선물을 사겠다는 응답은 56%로 지난해 76.9%보다 낮아졌다. 저렴한 1만~3만원 선물을 고르겠다는 응답은 10.0%, 10만~30만원을 선택하겠다는 응답은 30.3%였다. 각각 지난해 3.9%, 16.3%에서 2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추석 선물로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은 상품권(37.7%)과 과일(37.7%)이었다. 이어 건강기능식품(33.0%) 정육(31.6%) 가공식품(23.2%) 주류(16.6%)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엔 과일 선물세트(40.8%)가 1위, 건강기능식품 선물세트(35.1%)가 2위였다. 올해 추석 선물세트를 고를 때 가격 외에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실용성(39.6%)이었다. 이에 따라 올해는 교환가치가 높고 환금성이 있는 상품권을 찾는 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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