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냉장고’ 남극마저 녹는 중… 기후 재난 점점 극단화

국민일보

‘지구 냉장고’ 남극마저 녹는 중… 기후 재난 점점 극단화

리비아·중국·대만 등지서 발생
CNN “홍수는 기후변화의 지문”

입력 2023-09-19 00:03
북극곰이 지난해 9월 16일(현지시간) 프란츠 요제프 군도의 영국해협에 섬처럼 떠 있는 빙하 위에 고립된 듯 서 있다. 기온 상승으로 듬성듬성 녹아내린 빙하 표면이 물에 잠긴 설원처럼 보인다. AFP연합뉴스

북아프리카 리비아에서 홍수 대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CNN이 17일(현지시간) “최근 12일 동안 전 세계 10개국에서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쏟아졌다”고 보도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극단적인 이상기후 현상이 더욱 빈번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기후위기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빈곤국이 최전선에 서게 됐다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 선진국의 산업화가 야기한 이상기후 현상에 재난 대응에 취약한 빈곤국이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리비아 홍수는 지난 11일 동부 해안가에 태풍 ‘다니엘’이 상륙하면서 발생했다.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올해 역대 최고온도로 덥혀진 지중해의 영향을 받은 다니엘은 강해진 위력으로 동북부 데르나시에 있는 댐 두 곳을 무너뜨렸다. 도시를 초토화한 홍수로 현재까지 1만1300여명이 사망하고 1만명 이상이 실종 상태다.

태풍 다니엘은 지난 4일 그리스를 먼저 덮쳤다. 1년 평균 강우량보다 더 많은 비가 쏟아졌고, 이 폭우의 영향으로 15명이 사망했다. 테오도로스 스카이라카키스 그리스 환경장관은 “이번 홍수는 기후변화의 지문”이라며 “바다 온도가 높아져 이러한 기상 현상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인근 튀르키예와 불가리아에서도 홍수로 각각 7명, 4명이 숨졌다.

엄청난 태풍 피해를 겪은 곳은 아시아도 예외가 아니다. 태풍 사올라와 하이쿠이가 홍콩과 대만, 중국 남부를 강타해 홍콩은 1884년 이래 시간당 강우량이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홍콩시립대 기후과학자인 추정은 교수는 “한 개의 태풍이 발생했다면 이렇게 심각한 비가 내리지 않았을 것”이라며 “지구온난화가 초강력 태풍에 일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주 대륙에서도 유사한 피해가 발생했다. 브라질 히우그란지두술주에선 일주일 강우량이 한 달 동안 내릴 비에 해당할 정도로 쏟아져 30명 이상이 사망했다. 버닝맨 축제가 열렸던 미국 네바다주 블랙록 사막에서는 지난 1, 2일 기습적인 폭우로 참가자 수만명이 고립되기도 했다.

마틴 그린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담당 사무처장은 리비아 홍수와 관련해 “기후와 (국가의) 능력 문제가 충돌해 끔찍한 비극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구의 온도 조절 역할을 해온 남극해의 얼음이 관측 사상 역대 최소 면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BBC는 “현재 남극해에 떠 있는 해빙 면적은 1700만㎢ 미만으로 영국의 5배 면적이 사라진 것과 같다”고 보도했다. 해빙이 사라지면 바다는 더 많은 햇빛을 흡수하게 된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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