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손 세수 40%에 투자도 제자리… ‘법인세 인하’ 효과 없었다

국민일보

결손 세수 40%에 투자도 제자리… ‘법인세 인하’ 효과 없었다

올 79조6000억 전망… 25조 감소

기업 실적 악화 탓… 내년엔 더 줄듯
기재부 “세수 결손 영향은 제한적”

입력 2023-09-19 04:05
추경호(오른쪽 세 번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추 부총리는 “정부는 추석 물가 안정 등 민생 안정에 역점을 두면서 대내외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올해 세수 결손에서 법인세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 정부에서 추진한 법인세율 인하, 국가전략기술 투자 세액공제 등의 감세 정책이 목표했던 ‘기업 살리기’ 효과를 거두지 못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8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세수 재추계 결과에 따르면 올해 법인세수 전망치는 기존 104조9969억원에서 79조6000억원으로 약 25조4000억원 줄었다. 이는 전체 세수 결손액인 59조1000억원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단일 세목 중 최대 감소 폭이다. 기재부는 지난해 하반기 크게 악화된 기업 실적을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상장사 영업이익은 2021년 119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81조7000억원으로 1년 새 31.8% 감소했다. 정정훈 기재부 세제실장은 “올해 법인세수 감소는 기본적으로 기업 실적 악화 때문”이라며 “특히 반도체 기업의 (실적 부진)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법인세수 기근 현상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기재부는 지난달 발표한 내년도 예산안에서 올해보다 적은 77조6649억원의 법인세가 걷힐 것으로 예측했다. 현 정부에서 추진하는 감세 위주의 ‘기업 살리기’ 정책이 목표한 경기부양 효과를 달성하지 못한 셈이다. 기재부는 윤석열정부 출범 첫해인 지난해 경제활력을 높이겠다며 기존 25%였던 법인세 최고세율을 24%로 1% 포인트 인하했다. 여기에 기업 투자를 유도하는 차원에서 국가전략기술 투자 세액공제 혜택도 최대 35%까지 확대했다.

그런데 올해 국내 기업들의 투자는 뒷걸음질을 간신히 면한 수준이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계절조정 설비투자지수(2015년=100)는 121.5로 지난해 2분기(121.4)보다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7월에는 산업·생산·소비가 나란히 감소하는 ‘트리플 감소’ 현상이 정부의 상저하고 경기 전망을 어둡게 했다.

기재부는 감세 정책이 이번 세수 결손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세제개편으로 인해 발생한 법인세수 감소는 5000억원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정 실장은 “(감세 정책은) 그 자체로 분명 세수 감소 요인이지만 수반하는 경기 활성화 효과도 있다”며 “(효과가) 어느 시점에 어느 정도로 나타나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59조원 규모의 세수 결손이 현실이 됐지만 기재부는 세입경정 추가경정예산은 ‘논외’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국채를 추가로 발행할 때 추경이 필요하지만, 올해는 세계잉여금과 기금 여유재원 등 가용재원만으로 결손분을 메꿀 수 있어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다만 세수 결손 여파를 분담하게 된 지방자치단체 재정에 충격이 떠넘겨질 수 있다. 내국세 수입의 약 40%가 배분되는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세수 결손에 따라 약 23조원 감소하게 된 탓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계기로 일선 교육청의 ‘예산 낭비’ 논란이 불거진 교부금 개편 논의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세종=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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