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립된 청년을 돕는 것은 국가와 사회의 의무다

국민일보

[사설] 고립된 청년을 돕는 것은 국가와 사회의 의무다

입력 2023-09-20 04:03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청년복지정책 5대 과제 당·정 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과 정부가 19일 당정협의회를 열어 ‘사회 취약 청년’ 지원을 위한 5대 대책을 발표했다. 사회 취약 청년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청년, 고립·은둔 청년, 자립 준비 청년, 저소득 청년 등을 말한다. 당정은 가족 돌봄 청년에게 연 최대 200만원을 지원하고 자립 준비 청년 지원금을 4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인상키로 했다. 내년에 ‘청년 미래센터’를 만들어 취약 청년들을 통합 지원키로 했다. 5대 대책을 위해 내년 예산 3309억원을 편성했다.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도움을 청할 곳이 없는 취약 청년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영 케어러(Young Carer)’ 청년은 10만명으로 추정되며, 도움을 요청할 곳이 없는 고립 청년은 전체 청년(13∼34세)의 5%인 51만6000명이다. 집과 방 등 특정 공간에 은둔하는 청년은 4만7000명으로 추정된다. 공부하고 일하며 미래를 준비해야 할 수십만 명의 청년이 주변의 도움 없이 고립된 삶을 살고 있는 셈이다. 학계에서는 이들을 과거에는 주목하지 않았던 새로운 유형의 취약 계층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청년을 지원하는 것은 우리의 미래를 지원하는 일이고 국가와 사회의 의무다. 예산은 한정돼 있고, 지원 체계는 부실한 상황이다. 가족을 부양하는 청년이 10만명인데, 최대 200만원이 지원되는 대상자는 내년 960여명에 불과하다. “방에서 생을 마감할 거라는 상상을 많이 했어요” “사회적으로 그냥 시체 상태였어요”라는 취약 청년들의 고백이 한탄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취약 청년이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체계적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자립준비 청년 취업 지원 패키지’ 법안 등 필요하다면 법과 제도의 정비도 시작해야 한다. 청년들이 공정한 출발선에 설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여야의 구분을 넘어서는 일이다. 필요한 것은 뜻을 모으고 손을 내미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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