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윤미향 2심서 의원직 상실형… 지금이라도 사퇴해야

국민일보

[사설] 윤미향 2심서 의원직 상실형… 지금이라도 사퇴해야

입력 2023-09-21 04:03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후원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무소속 윤미향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동 고등법원에서 열린 '정의연 후원금 횡령' 사건 2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기억연대 후원금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2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기소된 횡령액 중 일부만 인정해 벌금형을 선고했던 1심 재판부와 달리 항소심 재판부는 국고보조금을 허위로 타내고, 김복동 할머니의 장례비를 개인계좌로 모금한 것까지 유죄로 판단해 의원직 상실에 해당하는 중형을 선고했다. 윤 의원은 선고 직후 상고해 무죄를 입증하겠다고 말했지만 이를 바라보는 여론은 싸늘하다. 대부분 사실관계는 항소심에서 확정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공연히 시간을 끌지말고 지금이라도 의원직을 사퇴하고 진심으로 사과해야 할 것이다.

법원이 유죄로 인정한 업무상 횡령, 보조금법 위반 등의 혐의는 도덕성에 기반해 활동의 정당함을 알리고 후원금을 받는 시민운동가에게는 치명적인 결함이다. 윤 의원은 법정에서 “30년 동안 사적이익을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개인계좌로 모금한 김 할머니 장례비 1억3000여만원 중 상당 부분은 유족을 위로하고 장례를 지원하는 것과 관련이 없다”고 판결문에 적시했다. 정대협 자금을 개인계좌로 이체한 것도 횡령액에 포함시켰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작은 정성을 보탠 후원자들을 배신한 행위를 간과하지 않은 것이다.

1심 직후에도 벌금형이지만 횡령이 인정됐으므로 사퇴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다. 그런데도 윤 의원은 1심에서 무죄가 증명된 것처럼 검찰과 언론을 비난하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다녔다. 심지어 윤 의원을 사실상 비례대표로 공천한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마녀사냥의 감옥에서 고난을 겪은 윤 의원에게 미안하다”며 릴레이 사과가 이어졌다. 개인 비리를 진영 논리로 덮어버린 것이다. 게다가 윤 의원은 ‘김명수 사법부 재판 지연’의 대표적 수혜자다. 기소에서 1심 선고까지 2년5개월, 2심 선고까지 다시 7개월이 걸렸다. 이런 일은 다시는 반복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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