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에도 웃어 넘기는 딸 항저우서 노력 보상받길”

국민일보

“부상에도 웃어 넘기는 딸 항저우서 노력 보상받길”

‘안세영 1호팬’ 아버지 안정현의 응원

입력 2023-09-22 04:06
안세영이 지난 10일 중국 창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3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1000 중국오픈 여자 단식에서 우승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항저우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최근 안세영을 한국 최고의 스타로 소개했다. 신화뉴시스

“노력의 대가는 변하지 않는단다. 조금 더 자신을 믿고 나아가 그간의 노력을 보상받고 더욱 빛나길 바란다.”

‘배드민턴 여왕’ 안세영(21·삼성생명)의 아버지 안정현씨는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정상에 도전하는 딸에게 이같은 응원 메시지를 남겼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 가장 관심을 받는 한국 선수 중 한 명이다. 항저우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최근 안세영을 김우진(양궁), 이강인(축구) 등과 함께 대회를 빛낼 한국 최고의 스타로 소개했다.

안세영은 올해 13개 국제대회에 참가해 12차례 결승에 올라 9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달 여자단식 세계랭킹 1위에 오른 뒤 더욱 일취월장한 모습으로 금빛 스매싱을 예고하고 있다. 안씨는 20일 국민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잘하는 걸 보니 마음은 좀 편안한데 여태껏 고생한 것을 알아 짠하기도 하다”며 “힘든 고비를 넘기고 바라는 성과를 내는 것 같아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안세영은 아버지가 다니던 배드민턴 클럽을 따라갔다가 라켓을 잡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안씨는 “동호인들이 레슨을 받는데 세영이가 코트 뒤에서 동생과 계속 따라서 한 게 계기였다. 제가 복싱을 했던 터라 운동시킬 생각은 없었는데 본인이 하려는 의지가 강했다”고 회고했다. ‘배드민턴을 하면 이제 운동만 해야 한다. 평소 좋아하는 피아노·미술을 못 하는데 괜찮느냐’는 안씨의 물음에 안세영은 “무조건 하겠다”고 망설임 없이 답했다고 한다.

라켓을 쥔 안세영은 곧 ‘연습벌레’가 됐다. 열두 살 무렵 안세영은 쉼 없이 셔틀콕을 받아냈다. 그런데 오후 9시까지 진행되는 팀 훈련은 두 시간씩 일찍 마쳤다. 낮에 운동을 너무 집중해서 하다 보니 오히려 부상이 염려돼 몸 관리를 하는 게 낫다고 지도자들은 판단했다. 훈련을 마친 뒤에는 유연성을 기를 수 있는 요가를 배웠다. 안씨는 “당시 선생님들이 기본기를 중점적으로 가르치고 몸 관리까지 신경을 써줬던 게 선수로는 비교적 무탈하게 성장한 비결인 것 같다”고 전했다.

안세영이 아버지 안정현씨와 함께 다정하게 찍은 사진. 안씨는 딸의 경기를 직접 지켜보기 위해 항저우로 떠날 예정이다. 안정현씨 제공

‘천재 소녀’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지만 아버지가 보는 안세영은 노력파 선수라고. 안씨는 “물론 타고난 것도 있겠지만 피나는 노력이 더해져 빛을 발한 것 아니겠나”라며 “이따금씩 크고작은 부상도 있었지만 묵묵히 참고 연습하며 버텨내는 걸 많이 지켜봤다”고 말했다.

아픈 내색을 하지 않는 딸은 부상 얘기도 잘 꺼내지 않는다고 한다. 안씨는 “가끔 제가 ‘(부상 부위가) 아직 쓸 만하냐’고 슬쩍 물으면 세영이는 ‘나도 사람인데 정 못 쓰면 아프다고 얘기해’라고 답한다. 그렇게 서로 웃어 넘기곤 한다”고 말했다. 훈련을 쉴 때는 집에 와서 요리를 해주는 ‘착한 딸’이라고도 했다.

안씨는 아시안게임 우승을 노리는 딸에게 “아빠이자 팬으로서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는지 누구보다도 잘 안다”며 “이젠 더 욕심을 내도 될 것 같다. 충분히 잘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 안씨는 대회 기간 항저우에서 직접 딸의 경기를 지켜볼 예정이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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